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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회]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 갤러리와 아트페어의 온라인 움직임(2020년 상반기)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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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0
  • by 이경민 편집위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이동한 미술시장
1. 갤러리와 아트페어의 온라인 움직임(2020년 상반기) PART 3.


3. 포스트 코로나 키워드: 협업과 연대, 양극화와 통폐합, 기술과 콘텐츠

코로나19 이후 작가들과 갤러리들이 어려움에 처한 소외계층과 동료들을 금전적, 물리적으로 후원하거나 협업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특히 코로나의 직격탄을 뒤늦게, 하지만 더 크게 맞고 문을 닫은 미국과 유럽 갤러리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연대하고 지역의 주요 이슈(코로나와 Black Lives Matter 등 인권과 젠더 문제 등)를 다루고 소규모 갤러리나 인지도가 낮은 작가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하고 판매를 돕는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3-1. 협업과 연대, 지원사례

    3-1-1. 아트바젤 홍콩과 바젤 온라인 뷰잉룸

    • 볼프강 틸만스, <정물(무대장치)>, 2020 ‘2020연대’ 프로젝트를 위한 틸만스의 포스터

      [그림 7] 볼프강 틸만스, <정물(무대장치)>, 2020 ‘2020연대’ 프로젝트를 위한 틸만스의 포스터

      출처 http://betweenbridges.net/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가 설립한 재단 비트윈 브릿지(Between Bridges)1)는 2020년 4월 <2020연대(2020Solidarity)>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문화예술 공간, 지역사회 프로젝트, 독립 공간 및 독립 출판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은 관련 공간을 지원한다. 50명이 넘는 국제적인 작가들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포스터를 한 장씩 디자인했으며, 재단은 판매와 참여를 원하는 공간의 신청을 받고 그 공간에 포스터를 발송하면 각 공간이 이 포스터를 판매해 수익금을 사용하도록 돕는다. 한 장의 가격은 50달러, 50유로, 50파운드로 책정되었는데, 서울의 공간 몇 곳도 합류하여 장당 6만원에 판매한다. 이 프로젝트는 8월 10일까지 계속된다.

      볼프강 틸만스, <정물(무대장치)>, 2020 ‘2020연대’ 프로젝트를 위한 틸만스의 포스터

      [그림 8] <아이웨이웨이 마스크 프로젝트>를 판매했던 이베이의 구매페이지. 작가의 <핑거 시리즈>가 프린트된 네 장의 마스크로 구성됐다.

      출처 https://www.ebay.com/itm/Ai-Weiwei-MASK-Finger-Series-Set-of-4-Masks/184306670623?hash=item2ae9889c1f%3Ag%3AQO8AAOSw~K5ezpyn&_trkparms=%2526rpp_cid%253D5ebf2123072513675e4e7c26

      <아이웨이웨이 마스크(Ai Weiwei MASK)>는 세계적인 작가 아이웨이웨이가 코로나19의 상징물인 마스크에 자신의 대표작 이미지를 실크스크린으로 찍은 세 종류의 패키지로 제작해 판매한 프로젝트다. 구겐하임미술관의 아시아 미술 수석큐레이터 알렉산더 먼로가 기획에 참여한 이 프로젝트의 수익금은 코로나19로 발생하는 다양한 인권 문제를 고려해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 국제난민협회(Refugees International), 그리고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에 전액 기부된다. 세 시리즈 중 마스크 한 장은 50달러, 또 다른 시리즈를 담은 마스크 네 장 세트는 300달러, 이 시리즈를 포함한 마스크 20장 세트는 1500달러에 판매했는데, 스튜디오는 5월 28일부터 한 달간 이베이(e-Bay)에서 판매된 이 마스크는 140만 달러의 수익금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마스크 프로젝트와 2020연대에서 판매한 대상은 모두 에디션이 있는 작품이 아닌 굿즈나 상품에 가깝지만, 작가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약자와 공간에 수익금을 전액 사용하도록 지원했다는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의 연대 키워드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3-1-2. 갤러리의 협업과 지원

    LA의 갤러리 80여 곳이 연대한 갤러리 플랫폼 LA 웹페이지

    [그림 9] LA의 갤러리 80여 곳이 연대한 갤러리 플랫폼 LA 웹페이지

    출처 https://galleryplatform.la/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연대

    국제적인 갤러리가 자리 잡은 지역을 중심으로 연대하고 협업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우선 LA의 갤러리 80여 곳이 모인 갤러리 플랫폼 LA(Gallery Platform LA)는 LA의 터줏대감 갤러리이자 이후 LA 현대미술관 관장까지 역임한 제프리 다이치(Jeffrey Deitch)가 주축이 되었다. 이들은 5월 말 일어난 ‘Black Lives Matter’ 움직임이 어떻게 LA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를 자세히 소개하는 등 미술 외 지역의 주요 이슈를 다루는 동시에 각 갤러리들의 온라인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홍보했다.

    또한 런던의 갤러리 40여 곳이 모인 런던 컬렉티브 온 볼틱(London Collective on Vortic)역시 사디 콜스 HQ(Sadie Coles HQ)를 중심으로 연합하고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기술 플랫폼인 볼틱(Vortic)의 앱에서 전시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데이비드 즈워너의 ‘플랫폼: 런던’ 시리즈 모바일 페이지

    [그림 10] 데이비드 즈워너의 ‘플랫폼: 런던’ 시리즈 모바일 페이지

    출처 https://www.davidzwirner.com/viewing-room

    대형 갤러리들의 지원과 협업

    데이비드 즈워너는 코로나19로 휴업 중인 뉴욕, 런던, LA, 파리와 브뤼셀의 동료 갤러리가 소속 작가 한 명을 소개하는 ‘플랫폼’ 시리즈를 4월부터 시작했다. 유명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은 중소형 갤러리를 도시별로 열 곳 정도 선정하여 자신의 온라인 뷰잉룸에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네 차례 협업했다.

    하우저 앤 워스는 갤러리의 직원이나 가족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Grown at Home> 시리즈, 그리고 온라인 전시에서 얻은 총수익의 10%를 WHO의 코로나19 관련 기금에 기부하는 ‘#artforbetter' 프로젝트, 그리고 서머셋 공간 근처에서 영국 남서부 미술대학의 학석사 졸업전시를 소개하는 등 지원과 협업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런던과 홍콩에서 공간을 운영하는 화이트큐브갤러리 역시 런던의 미술대학원(센트럴 세인트 마틴, 골드스미스, 왕립예술대, 슬레이드 등) 졸업생 20명을 지원하는 온라인 전시 <Tomorrow: London>를 뷰잉룸을 통해 소개했다. 매주 다섯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는 8월 13일까지 계속되며,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은 작가에게 돌아간다.

  • 3-2. 양극화: 해고와 합병, 이전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 정리해고가 일어나고 있다. 미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경매사와 미술관, 갤러리들은 3월부터 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임금을 삭감해왔다. 하지만 지난 7월 초,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경기부양책 중 중소기업의 고용유지를 위한 대출제도인 급여보호 프로그램(PPP, Payroll Protection Plan)이 미술계의 이슈로 떠올랐다.2) 직원 500인 이하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작가 스튜디오, 비영리기관 등은 최대 1000만 달러까지 대출받고, 두 달간 급여 등 지정된 지출에 사용하면 보조금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이다.3) 문제는 유명 작가와 대형 갤러리, 주요 미술관과 경매사, 플랫폼 등이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아 각각 수백만 달러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고용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이 제대로 활용되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한편 국가보안법 문제와 지나치게 높은 물가로 인해 홍콩에 지점을 운영하는 대형 갤러리들이 도심을 벗어나 홍콩 남부 웡척항으로 이전하거나 문을 닫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뉴욕 역시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갤러리들이 비용 문제로 주변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중소형 갤러리들의 소식이 들린다. 이와 반대로, 코로나19로 공간을 폐쇄한 뒤 7월부터 서서히 문을 여는 갤러리 중 오히려 새 공간을 더 늘리는 곳도 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의 사례로, 지난 7월 26년간 아트 딜러로 활동해온 개빈 브라운은 그의 갤러리를 닫고 글래드스톤 갤러리에 파트너로 합류한다고 밝혀 미술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뉴욕의 대표적 갤러리였던 개빈 브라운스 엔터프라이즈의 폐쇄와 합류에 대해 브라운은 코로나19로 대면이 불가능한 상황이 얼마나 갈지 예측하기 힘들기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 3-3. 기술과 콘텐츠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기술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갤러리와 아트페어의 온라인 전시와 뷰잉룸에 VR과 AR를 활용해 경험성을 확장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콘텐츠를 활용하고 추천언급한 하는 등 큐레이션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 인수나 합병 사례 외에도 기술분야 스타트업을 대형 경매사나 플랫폼이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히스콕스 보고서」 역시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포스트 코로나의 중요한 키워드인 ‘기술’은 12월 발행할 연재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콘텐츠이다. 콘텐츠가 없는 온라인 공간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 콘텐츠에 대한 내용은 다음 4장의 세 번째 항에서 언급하겠다.

PART 2로 되돌아가기 PART 4에서 계속

1) 볼프강 틸만스는 2017년 비트윈 브릿지(Between Bridges)라는 재단을 설립해 민주주의와 국제적 이해, 예술, LGBT 권리의 발전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
http://www.betweenbridges.net/index.php

2) Taylor Dafor, 'Jeff Koons, Gagosian Gallery, and Many Other Blue-Chip Art Operations Received Millions of Dollars in Government Stimulus Money,' artnet news (July 7,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jeff-koons-gagosian-millions-ppp-loans-1892828/amp-page?__twitter_impression=true

3) 류정일, 「PPP 소진한 기업들 직원 해고 나서」, 『미주 중앙일보』 (2020.7.26),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8508269.

필자 소개

 
필자 소개 - 이 경 민

이 경 민 – K-ARTMARKET 편집위원

- 독일어와 영어를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갤러리현대 전시기획팀에서 여러 전시를 기획, 진행했고, 『월간미술』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국내외 아티스트와 미술인을 인터뷰하고 다양한 글을 썼다. 미팅룸(meetingroom.co.kr)에서 미술시장 연구팀 디렉터로 활동하며 작가와 미술시장에 대한 글을 쓰고 관련 비평과 심사 등에 참여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연구하며 2019년 미팅룸의 공저 『셰어 미: 공유하는 미술, 반응하는 플랫폼』(스위밍꿀: 2019)을 출간했으며, 최근 온라인 미술시장에 대해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