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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회]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 갤러리와 아트페어의 온라인 움직임(2020년 상반기) P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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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1
  • by 이경민 편집위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이동한 미술시장
1. 갤러리와 아트페어의 온라인 움직임(2020년 상반기) PART 4.

4. 온라인 미술시장의 한계와 가능성
  • 4-1. 온라인의 한계
    온라인의 피로도

    갤러리의 뷰잉룸을 일일이 클릭해 작품을 둘러보는 일은 아트페어를 관람 후 행사장을 떠나면 끝나는 오프라인 경험과는 차원이 다르다. 온라인 뷰잉룸이 문을 닫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아직 보지 못한 갤러리를 검색하거나 추천하는 갤러리를 클릭해 들어가 10점이 넘는 작품을 둘러보고 설명을 읽고 부질없는 가격을 확인했다. 24시간 온라인에 접속해 있다고 봐도 무방한 현대인에게 온라인 전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온라인은 평등한가?

    온라인은 평등한 매체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갤러리의 자체 온라인 뷰잉룸에만 관객의 시선이 몰리는 것도, 아트페어의 온라인 버전에서도 유명 갤러리의 뷰잉룸만 검색하고 클릭하는 것도, 전 세계 갤러리와 전시공간을 대거 소개하는 온라인 아트마켓 플랫폼 중 성공한 곳이 손에 꼽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이는 바로 앞에서 언급한 온라인 미술시장 관련 사업이 인수와 합병을 거듭하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양극화와 불균형, 힘과 돈의 논리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갤러리들은 주요 온라인 아트마켓 플랫폼을 더 적극 활용할 것이고, 결국 이 플랫폼과 대형 갤러리, 그리고 이 둘보다 훨씬 몸집이 큰 경매사의 구도가 온라인 미술시장의 핵심을 이룰 것이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 없다

    미주와 유럽에 비해 코로나19로 일상이 비교적 덜 무너진 우리나라의 전시공간들은 국공립기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열고 있다. 이전보다 관객은 줄었겠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직접 작품을 보러 전시공간을 찾는다. 아무리 최신 기술이나 전략을 통해 온라인에 전시공간을 실감 나게 구현하거나 전시공간에 다 풀어놓을 수 없는 각종 자료를 소개한다 해도 직접 작품과 공간을 대면하는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다.

  • 4-2. 그럼에도, 온라인의 장점과 가능성

    그럼에도 온라인의 장점은 분명하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자유로운 세계 여행이 불확실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뉴욕이나 런던 같은 주요 미술 도시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 시간과 돈을 들여 작품을 보는 데 부담을 느끼는 컬렉터에게 온라인은 중요한 접근 수단이 될 것이다.

    전시공간에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면서 작가가 작품에 참고한 다양한 자료(책, 매체, 글, 사진 등)와 작가가 축적한 아카이브를 함께 전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규모 회고전이 아닌 경우 한 공간에 전시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 때 온라인은 이러한 자료를 전시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적절한 공간이다.

    아울러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가격과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관객을 컬렉터로 이끄는 중요한 수단이자 가치이다. 정보의 투명성이 그들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것은 지난 몇 년간 온라인 미술시장의 경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 4-3. 온라인에 대한 준비와 지원
    콘텐츠와 아카이빙

    이 글에서 소개한 사례가 대부분 외국의 사례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 이유를 밝히자면 미술과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미국과 유럽에서 더 높고 온라인 프로그램을 더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곳은 글로벌 팬데믹의 타격을 우리나라보다 크게 받았고, 이동제한과 격리로 전시공간이 장기간 폐쇄되었기에 온라인 외에는 해결책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임에도 국내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크게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전시공간이 대부분 문을 열고 전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의무적으로 휴관했던 국공립기관을 중심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투자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미술시장의 온라인 전환 움직임이 훨씬 적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국제 아트페어가 일제히 행사를 취소하는 상황이기에 외국 아트페어에 참여해왔던 한국 갤러리들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트페어나 국제 전시를 보기 위해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는 움직임은 한동안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온라인의 강점과 잠재력을 파악하고, 온라인에서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어떤 콘텐츠가 필요한지 사례를 조사하고 파악해 준비하고 적용하는 노력이나 지원이 시급하다.

    온라인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대책의 방향

    K-아트를 표방하며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과연 정부의 과제일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작가와 작품을 연구하고 홍보하며 유통하는 창구를 마련하려는 목소리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갤러리, 미술관의 온라인 전시와 뷰잉룸을 1년여 간 살펴본 결과, 오프라인만큼이나 온라인 공간을 세우는 일에는 수많은 시간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미션뿐 아니라 콘텐츠와 아카이브가 매우 중요하다. 축적한 자신만의 자료가 없다면 온라인에서는 보여줄 것이 더욱 없기 때문이다. 새로 문을 연 전시공간은 앞으로 전시를 축적해가면 되지만 온라인은 어느 정도 이상의 양질의 콘텐츠를 구축해놓아야 시작할 수 있다. 콘텐츠가 없는 온라인 플랫폼에는 발길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및 갤러리 프로그램의 홍보를 위한 지원에 힘을 싣고 싶다. 온라인에서는 무엇보다도 콘텐츠가 중요하다. 콘텐츠는 작가와 전시에 대한 국영문 텍스트뿐 아니라 작가나 기획자 등의 인터뷰(국영문 자막)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따른 제작비와 번역비 등의 인건비 및 해당 일자리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3차 추경 예산 중 예술 자료의 디지털화 사업이 미술시장의 온라인 움직임이나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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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필자 소개 - 이 경 민

이 경 민 – K-ARTMARKET 편집위원

- 독일어와 영어를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갤러리현대 전시기획팀에서 여러 전시를 기획, 진행했고, 『월간미술』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국내외 아티스트와 미술인을 인터뷰하고 다양한 글을 썼다. 미팅룸(meetingroom.co.kr)에서 미술시장 연구팀 디렉터로 활동하며 작가와 미술시장에 대한 글을 쓰고 관련 비평과 심사 등에 참여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연구하며 2019년 미팅룸의 공저 『셰어 미: 공유하는 미술, 반응하는 플랫폼』(스위밍꿀: 2019)을 출간했으며, 최근 온라인 미술시장에 대해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