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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리포트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시리즈 – 1/6
일반인을 위한 컬렉션 스타팅 가이드 PART 1.

미술은 이제 일상이 되어 누구나 누리는 영역이 되었지만 여전히 미술 시장에 대한 객관적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 소비자 및 애호가들에게 진입 장벽이 높다. 본 고는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장 종사자 및 미술애호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 시장의 다양한 모습과 작품 구매를 위한 글임을 밝힌다.

1. 취미인가, 투자인가 ? 정확한 구입 목적 이해하기

스위스 미술 큐레이터이자 비평가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Hans Ulrich Obrist, b.1968) 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이다.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예술 감독이기도한 그는 자신의 책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터 되기’에서 ‘컬렉션을 만드는 것은 지식을 생산하는 방식’1)이라고 정의했다. 예술이 단순한 자기표현의 미적 가치를 넘어 사회 문화적, 역사적 맥락에 따른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오브리스트의 정의는 작품 수집이 개인의 삶을 교육시키고 확장시킬 수 있는 도구로 해석된다. 그렇기에 이를 반영하는 다양한 작품만큼 시장에는 이 작품들을 수용할 수 있는 여러 층이 존재하고, 각기 다른 층에서 요구하는 작품의 가치와 가격 또한 다른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갤러리 및 경매회사에서는 예술작품을 단순히 취미와 기호로 소개하고 작품 보다 작품 곁가지의 스토리에 치중해 작품을 보는 눈, 안목을 기르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구매자의 취미와 기호는 작품의 선택 시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이를 감당하는 적절한 선이 있다. 그러므로 작품 구입 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정확한 구입 목적을 결정하는 것이다.

  • 1-1) 취미와 기호를 위한 컬렉션

    "처음에는 이해가 쉬운 구체적인 형상이 있는 작품에 관심을 기울였죠. 그러다가 19~20세기 인상파, 입체파를 컬렉션하게 됐고 이제는 현대미술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비평가들의 생각이나 유행을 따르기 보다는 나 자신의 느낌과 시선 떨림 열정을 따른다고 할까요."2)

    재산 334억 달러 (40조원)로 전 세계 갑부 순위 27위3)인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 b.1936) 프랑스 PPR(피노-프랭탕-르두트) 그룹 명예회장(75)의 말이다. 구찌와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를 비롯한 여러 명품브랜드를 거느리고, 재산의 10분의 1을 미술품으로 소유하고 있는 피노 회장은 미술품 컬렉션 변화과정을 설명하며 작품 선택 시 자신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 기준은 무엇일까? 해당 질문은 개인마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정답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서도 들을 수 있다. 밀라제스와 같은 브라질 작가들을 발굴해 국제무대로 이끌며 이름을 알린 유명 아트딜러 마르시아 포르테스(Marcia Fortes)는 “본인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구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라고 충고한다.4)

    피노 회장과 포르테스의 말은 작품 구매 시 ‘남의 의견에 맡기거나 자신을 속이지 말자. 지적 허영심으로 돈을 낭비하지 말자’ 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작품이 주는 진정한 의미를 알기도 전에 불쾌한 감정이 앞서 미술품 수집은 부유층의 전유물 혹은 투기 대상이라는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첫 작품 구매 시 얼마가 적당할까? 정답은 없다. 첫 번째 이유는 앞서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다양한 경로로 예술품을 접하기 때문에 허용 가능한 비용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구매 시 가격보다는 작품을 맞이하는 설렘과 기쁨이 큰 부분을 차지하며 심리적 만족감과 연결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작품 구매에 부담을 느끼고, 첫 번째 구매 후 두 번째 세 번째 연속 구매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미술 작품 가격이 비싸서’ 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 구매부터는 첫 경험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과 별개로 평균 직장인 월급5)에 가까운 금액에 현실적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취미와 기호가 반영된 작품가격은 최대 얼마가 적절할까?

    이 또한 정답이 없고, 각 나라별 지역별 상황이 다르지만 영국 중보통 산층의 경우 한 작품 당 평균 구매 액이 5천 파운드를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개인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점의 작품을 구매할 수 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공공연히 얼마를 쓰는지 말하지 않지만 취미와 기호를 반영한 미술품 구매에도 소비액의 적정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2011년 영국 중산층의 연간 평균 소득액이 4만 7천 파운드6)라고 했을 때 이 소득의 약 10% 정도를 미술품 구매에 소비한다.

    물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림 값의 비밀’의 저자 양정무 교수는 1천만 원 정도 잡아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1천만 원이라면 한국 직장인 평균 연봉의 1/3 가까이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화가 입장에서는 작품 제작 시 들어간 재료비, 작품이 판매 되었을 경우 갤러리와 나누는 수수료 부분을 생각한다면 큰 금액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 미술시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현재 이름 있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을 때 좀 더 수월하게 접근 할 수 있는 금액일 수 있다.

  • 1-2) 투자를 위한 미술작품 구입요령

    미술 작품이 단순한 즐기기로 취미나 기호에서 벗어나 수집의 목적이 ‘투자’가 된다면 방향은 반드시 달라야 한다. 혼자서 모든 정보를 수집해 작품의 가치와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중요한 작품과 이를 취급하는 미술시장이 어디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당 내용은 [PART2 가격대별 적합한 작품 찾기] 및 [PART3 작품 가치에 대한 이해] 에서 자세히 다루고자 한다.

PART 2에서 계속

1) 한스울리히오브리스트의 큐레이터 되기, 한스울리히오브리스트 지음, 양지윤 옮김, 아트북프레스, 2019, p.59

2) 관련 기사 : 미술 컬렉터 대부 프랑수아 피노 PPR그룹 회장 (매일경제 2011.02.17)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1/09/573172/

3) 2019년 기준 - https://en.wikipedia.org/wiki/François_Pinault#cite_note-Forbes-1
 “Francois Pinault & family” - Forbes. Retrieved 12 October 2017

4) 컬렉팅 컨템포러리 아트, 아담 린데만 지음, 이현정 옮김, 마로니에북스, 2013

5) 관련 통계 : 2018 한국 직장인 평균 연봉 3,334만원 (통계청 2019)

6) 가격 출처 : Great British Class Survey - wikipedia

필자 소개

 
필자 소개 - 허 유 림

허 유 림 – K-ARTMARKET 편집위원

- 허유림은 예술 전시와 강의 콘텐츠를 기획하는 RP INSTITUTE 대표로 미술 시장 성숙을 위한 아트 컨설팅과 투어,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2019년 담양 담빛예술창고에서 ‘당신의 몸이 신자연이다’ 전시를 기획했으며 <미술품 가격에는 이유가 있다>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