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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회]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 2020 하반기 국내 미술시장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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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3
  • by 최선희 편집위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2020 하반기 국내 미술시장 리포트

2020년 상반기 미술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주요 전시와 아트페어, 오프라인 경매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혼란기였다면, 하반기는 계속되는 위기상황을 직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변화기였다고 볼 수 있겠다. 갤러리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예약이 당연하게 되었고, 미술품 경매는 온라인 응찰을 넘어서 메이저 경매도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비대면 라이브로 비딩을 하는 것이 익숙해진 요즘이다. 2020년 하반기 미술시장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비대면 아트페어

하반기 최대 미술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면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33일간 온라인에서 진행되었으며, 총 11개국 139개 갤러리가 참가하여 온라인 뷰잉룸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이미 상반기부터 아트바젤, 프리즈 등 해외 아트페어의 온라인 뷰잉룸을 경험하여 거부감 없이 온라인 관람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행사 기간 웹사이트 접속자 수는 약 3만 6천 명으로, 하루 평균 1천 명 이상 방문객이 접속하였다고 발표했다. 페이지뷰 수는 74만 2천 건으로, 하루 평균 2만 2천 건 이상이었다. 방문객 79%는 한국 내 접속이고, 21%가 미국, 영국 등 해외 방문객이었다. 접속자는 여성과 남성 비율이 56:44로 여성 비율이 높았고, 나이별로는 25~34세(24%)와 45~54세(22%)가 많았다.

2020 한국국제아트페어 온라인 뷰잉룸 ⓒ한국화랑협회

[그림 1] 2020 한국국제아트페어 온라인 뷰잉룸 ⓒ한국화랑협회

협회 측에 의하면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대 작품(25.8%)이 가장 많이 팔렸으며, 5,0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와 1억 원 이상의 고가 작품이 판매된 집계는 각각 3%를 기록하여 최고가 작품 판매도 6% 정도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지방 아트페어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있는 아트부산&디자인(부산)은 상반기 일정을 연기하여 하반기로 변경되었고 개최 장소 또한 여러 차례 변경되어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온라인 뷰잉룸이 아닌 오프라인 행사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첫날 프리뷰에만 약 4천 명이 참석하여 주말까지 많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조현화랑은 김종학의 신작 20점을 오픈과 동시에 30분 만에 모두 판매하였고, 페어에 처음 참가한 타데우스 로팍(오스트리아)은 32만 달러의 데이비드 살레, 올리버 비어, 이불, 쥘스 드 발렝쿠르 등 억대의 작품들을 모두 판매하였다.

2. 김창열의 물방울

지난 10월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창열 개인전 《the Path》는 전시장을 찾았던 사람들의 말처럼 작가의 마지막 개인전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조금 저평가되어 있었던 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회귀〉 시리즈로 구성되어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였고, 작품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어 거의 모든 작품이 판매되는 것은 물론 2차 시장에서도 김창열 작품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이 되었다. 12월에 있었던 ‘158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에 출품된 김창열의 작품들은 모두 낙찰, 특히 2000년대 작품들이 높은 추정가를 넘어서는 고가에 낙찰되었다.

158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 ⓒ서울옥션

[그림 2] 158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 ⓒ서울옥션

올해 첫 경매였던 ‘케이옥션 2021년 1월 20일 메이저경매’에서도 김창열 작가의 근작들은 높은 추정가는 물론 전시판매가의 2배 정도에 낙찰되며 시장에서의 인기를 증명하였다. 현재까지 계속 근작들의 가격이 상승하며 거래량이 많아지고 있다.

2021년 1월 20일 메이저경매 ⓒ케이옥션

[그림 3] 2021년 1월 20일 메이저경매 ⓒ케이옥션

2021년 1월 20일 메이저경매 ⓒ케이옥션

[그림 4] 2021년 1월 20일 메이저경매 ⓒ케이옥션

3. 인기작가 이우환

이우환은 2020년 경매시장에 총 230점이 출품되었으며 170점이 낙찰되어 낙찰률 73.9%, 낙찰총액 약 146억 원으로 1위에 올랐다.

2020년 낙찰총액 TOP10 작가 | 단위 : 백만 원
순위작가명출품작품 수낙찰작품 수낙찰총액
1 이우환 230 170 14,610.3
2 쿠사마 야요이 114 92 8,915.7
3 김환기 130 77 5,711.5
4 박서보 71 50 4,226.5
5 김창열 209 153 3,229.7
6 정상화 49 29 1,993.7
7 이중섭 16 11 1,796.7
8 김종학 241 151 1,755.6
9 박수근 100 65 1,580.3
10 이대원 215 114 1,435.2

[표 1] 2020년 낙찰총액 TOP10 작가 | 단위 : 백만 원

출처: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 제공

이우환은 연대별 다양한 시리즈와 캔버스 작품에서부터 에디션, 아트상품에 이르기까지 구매할 수 있는 작품의 종류와 금액의 폭이 크다. 시장에서의 작가의 인기가 올라가며 작품가격이 쉽게 살 수 없는 가격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처음 미술품 투자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금액대의 작품이 있는 것도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2012, 2013년도에 제작된 점 하나 혹은 두 개가 그려진 에디션 작품은 개당 1천만 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작품이며, 이는 1년 전 시세와 비교해보았을 때 거의 3배 정도의 가격이다.

2020년 12월 8일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케이옥션

[그림 5] 2020년 12월 8일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케이옥션

2020년 12월 8일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케이옥션

[그림 6] 2020년 12월 8일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케이옥션

캔버스 작품 중에서는 최근 작품인 〈다이알로그〉 시리즈가 가장 선호도가 높다. 두터운 마티에르에서 오는 완성도와 다양한 컬러 작품들은 이우환의 작품을 계속 컬렉션에 추가하게 만든다.

158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 ⓒ서울옥션

[그림 7] 158회 서울옥션 미술품경매 ⓒ서울옥션

전시나 아트페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신작들은 사고 싶다고 해서 쉽게 살 수 있는 작품들이 아니다 보니 경매를 통해 나오는 작품들도 매번 최고가를 갱신한다. 그래서 최근 가격이 많이 상승한 시리즈는 그 이전에 나왔던 〈조응〉 시리즈인데, 90년대부터 2000년대 작품의 거래량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4. 변화하는 온라인 경매

최근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은 경매회사의 온라인 사이트이다. 서울옥션은 제로베이스(ZERO BASE), 케이옥션은 아트경매(ART AUCTION) 라는 이름으로 매달 작가들의 신작들을 경매에 부친다. 가격은 대부분의 작품들이 몇십만 원부터 1,000만 원 미만의 금액대로 구성되어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하게 볼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갤러리에서 전시 기회가 적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 판매 통로가 되고 있다.

아트경매_2021년 2월 2일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케이옥션

[그림 8] 아트경매_2021년 2월 2일 프리미엄 온라인 미술품 경매 ⓒ케이옥션

온라인 쇼핑과 서치에 익숙한 MZ세대 컬렉터들은 미술품 구매에서도 온라인을 이용하며 취미 위주의 작품과 아트상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하였다. 온라인 경매를 3배가량 늘린 소더비는 작년 매출액 50억 달러(한화 약 5조 5,040억 원)를 기록하여, 44억 달러(한화 약 4조 8,4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크리스티를 제치고 10년 만에 정상을 차지하였다.1)

국내 경매사 또한 매주 온라인 경매와 격월로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던 케이옥션이 서울옥션을 넘어서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케이옥션의 작년 낙찰총액은 506억 원으로, 서울옥션 낙찰총액 432억 원보다 약 74억 원 높은 수치로 집계되었다. 서울옥션은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연간 4회(약 400억 원대 규모) 개최하던 홍콩경매가 취소된 것에 큰 타격이 있었지만, 아트시(Artsy)와의 협업으로 온라인경매를 확장시켜 가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5. 늘어난 경매횟수 VS 줄어든 낙찰총액

전시나 프리뷰 관람이 제한적이다 보니 비대면 온라인 경매의 횟수가 늘어나고 품목 또한 다양해지며, 전체 출품작 수와 낙찰작 수는 작년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낙찰총액이 줄어들어 많은 작품이 거래됨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낙찰작품들을 살펴보면 특정 작가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고, 1억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시장에서 안정적인 인기작가의 소품이나 에디션 작품들에 집중되었다.

2019-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 - 경매사별 | 단위 : 점, %, 백만원
구분2019년2020년
출품작낙찰작낙찰률낙찰총액출품작낙찰작낙찰률낙찰총액
꼬모옥션 1,013 274 27.0% 181.5 590 158 26.8% 79.3
마이아트옥션 769 382 49.7% 4,960.6 731 444 60.7% 7,581.6
서울옥션 4,639 2,800 60.4% 80,618.6 3,868 2,826 73.3% 43,227.5
아이옥션 4,417 2,897 65.6% 3,818.5 3,786 2,871 75.8% 3,950.6
에이옥션 5,168 3,691 71.4% 3,723.6 4,569 3,228 70.7% 2,710.5
칸옥션 503 293 58.3% 950.2 455 265 58.2% 666.5
케이옥션 8,278 5,320 64.3% 56,952.0 11,993 6,787 56.6% 50,607.5
헤럴드아트데이 1,881 1,210 64.3% 3,146.1 1,830 1,032 56.4% 5,122.4
26,668 16,867 63.2% 154,351.3 27,822 17,611 63.3% 113,945.8

[표 2] 2019-2020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 - 경매사별 | 단위 : 점, %, 백만원

출처: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 제공

2021년 1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케이옥션의 1월 경매가 낙찰총액 50억 200만원, 낙찰률 75.8%로 순조롭게 시작하였다. 바이러스가 종식되고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여전히 온라인 뷰잉을 통한 작품 판매와 경매방식은 더 발전되고 다양화될 것이다.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와 경매사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좋은 작품으로 양적으로 팽창된 미술시장을 점차 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단계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1) Eileen Kinsella,「Top Auction Houses Saw Total Sales Drop in 2020—But Sotheby’s Outpaced Rival Christie’s With $5 Billion in Revenue」, Artnet News(2020.12.18.),

https://news.artnet.com/market/sothebys-and-christies-drop-in-auction-as-private-sales-thrive-1932780

필자 소개

 
필자 소개 - 최 선 희

최 선 희(ART&CHOI’S 대표) – K-ARTMARKET 편집위원

- 최선희는 갤러리현대 아트컨설팅팀의 애널리스트로 근무하였고, 이후 케이옥션에서 경매팀의 총괄 스페셜리스트로 국내외 경매를 담당하며, 15년 이상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다양한 미술시장 경험과 실무 감각을 바탕으로 현재 기업 및 개인 컬렉터의 프라이빗 컬렉션을 관리하는 아트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와 Sotherby Institute of Art, Singapore <Connecting Art & Business> 수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