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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회]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 팬데믹 시대의 미술시장 <2020년 미술시장 정리와 2021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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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19
  • by 이슬기 편집위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팬데믹 시대의 미술시장
<2020년 미술시장 정리와 2021년 전망>

코로나 19로 2020년 미술시장도 예외 없이 위기를 맞았다.1) 하지만 2020년 미술시장 침체(시장 하락)는 ‘불황(시장 움직임이 없는 완전한 정지)’이 아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의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과 비교한 미술품 판매액 전망

미술시장은 주식시장과 비교해 볼 때, 경기에 따른 변동성이 낮아서 결과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림 1] 주식시장과 비교한 미술품 판매액 전망

출처: bankofamerica.com / 데이터: Art Basel&UBS Global Art Market Report 2020

2008년 하반기에 시작된 금융위기로 미술시장 성장 내림세는 2년 후인 2010년에 아시아(중국 중심)의 구매력 향상과 미국의 미술시장 회복으로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다.

[2009년 395억 달러(한화 약 43조 원)에서 2010년 570억 달러(한화 약 63조 원)]

세계미술시장 규모(2009년~2019년)

[그림 2] 세계미술시장 규모(2009년~2019년)

출처: An Art Basel&UBS Report: The Art Market / 데이터: © Arts Economics (2020), Artory, AMMA, and other sources

‘08~‘09년 세계 금융위기 때 새로운 구매자 등장(중국)과 기존 시장(미국)의 빠른 회복세로 미술시장이 빠르게 회복했다면, 코로나 19로 찾아온 미술시장의 위기를 회복할 동력은 무엇일지, 미술시장 구성원들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보고서의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미술시장의 회복세는 각국의 미술시장에 대한 부양책과 세금정책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미술시장 구성원의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가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크게 미술시장 구성원을 1) 구매자(컬렉터) 2) 갤러리(딜러와 아트페어 포함) 3) 경매사로 분류하고, 이들의 상황을 코로나 발생 시기부터 향후까지 시기를 3개로 분리하여 생각해보도록 한다.

시기별 미술시장 구성원의 상황 변화
 구매자갤러리(딜러, 아트페어 포함)경매사
발생 직후
(2020년 코로나19 직후
~2020년 가을까지)
작품을 살 때인가?
팔 때인가?
아니면, 모두 멈출 때인가?
온라인 판매 시작
/온라인에 작품가격 공개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이벤트 경매 등 온라인 진행
조정 기간
(2020년 가을
~2020년 12월까지)
할인을 요구하는 것이
유리한 것일까?
/어떤 작품을 어디서
구매하고 위탁할 것인가?
오프라인, 온라인
(온라인 뷰잉룸) 동시 운영
/온라인 플랫폼에서 협업전시
스트리밍 경매 시도/
오프라인 경매를
온라인과 병행/
경매사 간 협업
(필립스x폴리옥션)
미래 전망
(2021년 ~)
어떤 목적으로
컬렉션을 할 것일까?
(취미, 재미, 투자, 컬렉션
공개를 통한 공공의 이익)
오프라인 운영재개,
보조 수단으로 온라인 운영 지속
/코로나 19 종식을 기대하며
오프라인 행사일정을
하반기로 연기
프라이빗(개인거래)판매 증대
/고가의 대작(올드마스터,
초현실주의 작품 등)위탁 확보
/경매품 영역확대-
타 산업군과 협업(패션, 음악, 디자인 등)

[그림 3] 시기별 미술시장 구성원의 상황 변화

1. 구매자
  • 1-1. 발생 직후(코로나 19 시작~2020년 가을까지)

    ‘코로나 19 관련 아트바젤 &UBS 보고서’에 수록된 고액자산가들의 2020년 상반기 미술품 구매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상반기에 미술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우려와는 달리 컬렉터들은 미술품 구매 활동에 여전히 활발했다. [그림 4]와 같이, 컬렉터들의 2020년 상반기(6개월간) 작품구입액은 한화 약 5천만 원 미만이 2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 중 밀레니얼 세대는 한화 약 2억 5천만 원에서 10억 원 사이 작품을 가장 많이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27%)

    2020년 상반기 미술품 지출금액(세대별)

    [그림 4] 2020년 상반기 미술품 지출금액(세대별)

    출처: An Art Basel&UBS Report: The impact of COVID-19 on the Gallery Sector © Arts Economics (2020)

    이처럼 2020년 상반기 가장 높은 금액대를 미술품에 소비한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 구매환경에 익숙하고 경제력을 갖춘 세대로서 고가 장난감과 명품, 순수미술 사이에 있는 작가들의 미니어처/에디션 작품(goods)을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와 같은 미술품 경매사에서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미술 경매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베이나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동일 굿즈들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순수미술 경매사 온라인 플랫폼에서 경매품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가의 에디션(edition, 작품 수가 2개 이상)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가격 저항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미술품 구매자들은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작가보다는 안정권에 있는 작가의 작품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별 가치 구간(①걸작 ②인지도 있는 작품 ③거래 이력이 없는 작품)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걸작과 인지도 있는 작품의 구매는 지속했으나, 거래 이력이 없는 작가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다. 경매의 경우, 기대 이상으로 아시아 지역의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한 시기였다.

  • 1-2. 조정 기간(2020년 가을~2020년 12월까지)

    중·소형 갤러리의 생존이 구매자의 태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다.

    갤러리에 작품 할인을 요구하면, 현금흐름이 급한 갤러리(딜러)는 할인해 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작품가격은 변동하게 되고, 결국 시장의 안정성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구매자가 작품 할인을 요구한다면, 장기적으로 구매자 또한 소장품에 대한 금전적 이익을 가질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컬렉터 또한,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컬렉션 중 가장 좋은 작품을 소위 시장에 낮은 가격에 판매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평소 정리하고 싶었던 작품을 차례대로 판매하는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경제 상황이 악화될수록 미술품을 투자자산으로 바라보게 될 수 있다. 만약 투자로 미술에 접근한다면 구매자는 주식, 부동산, 금 등 투자 대체품대비 미술품이 더 나은가 비교 후 작품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유명 작가의 작품만 구매하게 되고, 그 결과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1차 시장인 갤러리가 어려워짐에 따라 미술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하부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

    코로나 19 이후 컬렉터의 작품 구매처

    [그림 5] 코로나 19 이후 컬렉터의 작품 구매처

    출처: An Art Basel&UBS Report: The impact of COVID-19 on the Gallery Sector © Arts Economics (2020)

    코로나 19 이후 고액자산가의 75%는 여전히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1%는 이전 구매 이력이 있거나 친분이 있는 갤러리에서 구매했고, 단지 14%만이 새로운 갤러리를 찾았다.

  • 1-3. 미래 전망(2021년~)

    팬데믹 이후,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를 대체할 주식, 금, 가상화폐, 원자재 등에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미술을 하나의 투자대상으로 보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미술품 공동구매 투자 등의 서비스도 2020년 이후 증가추세다. (하지만, 미술품은 소유권이 분할되는 투자자산으로 100% 바라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미술품은 정신적인 것이 동반된 특별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한편, 반복 거래 이력이 있는 걸작들은 오래전부터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컨대 피카소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면, 세계 어디서든지 원하는 화폐로 바꿀 수도 있다. 작품가 역시 소장자와 구매자의 합의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며, 수요가 더 큰 경우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2021년에는 걸작을 만날 기회가 많을 수 있다. 경매사와 갤러리들은 기존 구매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고가지만 최고의 작품을 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더비는 보티첼리 작품을, 크리스티는 마그리트를 포함한 초현실주의 작가 작품을 2021년 초 경매에 선보인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좋은 구매 작이 나오는 이점은 이는 이미 인지도가 있는 작가, 걸작을 살 수 있는 컬렉터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다. 따라서 미술품을 구매할 생각이라면, 수집목적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걸 권유해 본다. 유명 수집가의 장기간 ‘컬렉션 라이프’를 통해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술은 사회를 보여주는 거울이며, 그중에서 미술이 가장 으뜸”이라고 말하는 프랑스에 거주하는 ‘레비 부부(Levy)’는 지난 30년의 중국 현대역사에 관심이 생겨 중국 현대미술을 수집하고 있다. 이 중국미술품으로 2005년부터 실물 미술관이 아닌 VR(가상현실) 공간에 ‘DSL컬렉션’이란 이름으로 온라인 미술관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가상 미술관에는 총 350점이 전시되며, 매년 5~10%의 작품은 교체전시 한다.

    실바인, 도미니크 레비 부부

    [그림 6] 실바인, 도미니크 레비 부부

    출처: luxartasia.wordpress.com

    DSL컬렉션의 가상현실(VR)전시공간

    [그림 7] DSL컬렉션의 가상현실(VR)전시공간

    출처: arts.vive.com

    “나중에 홀로그램이 대세가 된다면 홀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을 테고, 이밖에 어떠한 디지털 도구도 환영합니다.”

    -2018년 아트부산에서 레비부부 인터뷰에서-

2. 갤러리(딜러, 아트페어 포함)
  • 2-1. 발생 직후(코로나 19 시작~2020년 가을까지)

    코로나 19가 시작된 직후 6개월간 갤러리 매출액은 전년 대비 평균 36% 감소했다. 소형 갤러리의 경우 2020년 상반기 동안 작품 판매액이 50만 달러(한화 약 5억5천만 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권역별로 다르게 나타났는데, 아시아 지역은 41%(중국본토 55% 감소) 감소했고, 미국과 영국은 전년 상반기 대비 각각 36%, 프랑스는 32% 하락했다.2)

    실제 갤러리 공간에서 발생한 작품 판매율은 37%로 전년(40%) 대비 3%로 감소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온라인채널을 통한 판매액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10%, 2020년 37%)3)

    2020년, 아트페어들은 일정 연기를 발표했다. 3월 네덜란드 테파프(TEFAF)는 무리해서 일정을 진행했으나, 아트페어 중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예정된 기간에서 4일 전에 막을 내리기도 했다.

    3월에 개최되는 아트바젤 홍콩은 일정을 연기하던 끝에 온라인 뷰잉룸(OVR)을 통해 이루어졌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아트페어라고 해서 비용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미 2020년 상반기에 아트페어 부스비(통상 6개월 전에 지불)와 운송비를 다 지급한 상황에서 판매 성과가 미미할 경우, 갤러리들의 현금흐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중·소형 갤러리의 경우 그 문제는 훨씬 심각하다.

    온라인으로 치러진 뉴욕 프리즈 아트페어(5월)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작품 가고시안의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5,50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에 판매됨

    [그림 8] 온라인으로 치러진 뉴욕 프리즈 아트페어(5월)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작품
    가고시안의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5,50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에 판매됨

    출처: news.artnet.com/art-world/art-industry-news-may-11-2020-1857825

    한편,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성과를 낸 예도 있다. 물론 대형 갤러리의 경우다. 2020년 5월 뉴욕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가고시안(Gagosian)은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의 2001년 작품 〈Figures in a Landscape 1〉을 5,50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에 페어 마지막 날 판매하였다. (당시 경매 낙찰가 대비 100만 달러 (한화 약 11억 원) 낮은 가격에 판매됨)

    우리는 가고시안이(Gagosian)나 데이비드 즈위너(David Zwirner)와 같은 대형 갤러리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대형 갤러리들이 코로나 이후에도 잘 적응하고 있고, 성과를 내고 있다는 뉴스로 현 미술시장을 ‘문제없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팬데믹이 장기화할수록 중·소형 갤러리들은 현금흐름 문제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1차 시장을 담당하는 갤러리의 파산은 신진작가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어서 미술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2-2. 조정 기간(2020년 가을~2020년 12월까지)

    갤러리는 현금흐름이 어렵다고 해서, 구매자에게 무조건 할인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작품의 평균 가격을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화에 힘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08~‘09년 세계금융위기 때 작품가격은 40%까지 떨어졌었다. 이는 작품가격이 하락한 것이 아니라 구매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술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한 이유 중 하나는 당시 갤러리(경매사 포함)는 작품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을 거부했고, 미술시장 변동성을 잡았다. 그 결과, 소장자들도 금전적 이익을 취하며 구매에 대한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 팬데믹 상황에서도 같은 경우다. 작품의 공급을 줄여, 작품가격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유명 작가의 작품일 경우, 작품 공급 자체가 많지 않고, 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가격 할인의 예에서 제외한다.)

  • 2-3. 미래 전망(2021년~)
    • 2-3-1. 물리적 전시공간과 온라인 뷰잉룸(OVR) 병행

      사람들은 아직도 실물 전시를 보고 싶어 하고, 방문할 의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관련 아트바젤 &UBS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에도 여전히 컬렉터의 82%가 향후 1년 내 미술 행사 방문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7%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아트페어 등의 미술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세대별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방문 계획률이 가장 높았다.)

      향후 1년 내 국내외 미술행사 방문 계획(단위: %)

      [그림 9] 향후 1년 내 국내외 미술행사 방문 계획(단위: %)

      출처: An Art Basel&UBS Report: The impact of COVID-19 on the Gallery Sector © Arts Economics (2020)

      ‘온라인 전시는 실물 전시를 보고 작품 구매를 판단하는데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미술시장 분석가 ‘클레어 맥앤드류(Clare McAndrew)’은 최상위급(high-end) 아트컬렉터는 전 세계 약 3천 명 정도이고, 이들 중 절반 정도가 뉴욕에 거주하며, 인당 약 146점 정도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을 표본집단으로 조사한 결과, 2020년에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구매한 사람은 22%에 그쳤다. 항상 온라인을 이용해 작품 구매를 하는 사람은 10% 수준으로 사실상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구매하는 비중은 매우 낮았다. 이처럼 아직은 온라인 플랫폼을 실제 아트페어나 전시장에서 본 작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 보조 수단 정도로 활용하고 있었다. 4)

      아트페어 역시 2021년에는 물리적 공간에서 아트페어를 최대한 개최하려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2020년에 아트바젤(Art Basel) 홍콩·바젤·마이애미비치는 모두 일정을 연기하던 끝에 온라인으로 페어를 대신했다. 그 외에도 프리즈(Frieze) 뉴욕·런던, 피악(Fiac) 등 메이저 아트페어는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2020년 11월에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Art021, 웨스트번드(West Bund Art & Design)’는 참여갤러리 수를 줄이고, 실물 공간에서 개최했다. 또한, 11월 홍콩에서는 아트바젤과 협력하여 아트바젤에 참여하는 22개 갤러리를 선별해 ‘Fine Art Asia fair’라는 아트페어를 개최했다. 연말에 열린 이 3개의 아트페어(Art021, West Bund, Fine Art Asia)는 작품과 페어 프로그램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았고, 높은 판매 실적도 올렸다.

      2021년 프리즈도 물리적 페어 공간을 포기하지 않기로 전했다. 특정 장소를 고집하지 않고 장소 이동(노마딕 아트페어)을 하더라고 개최 가능한 곳을 찾기로 전략 수정했다. 프리즈는 연 200개의 갤러리를 60개로 축소하고, 더 많은 부분을 온라인으로 노출하기로 했다.

      2021년 1월 개최되는 대만 ‘당다이(Taipei Dangdai)’ 아트페어도 온라인 개최를 동일 기간에 개최하기보단 2021년 7월로 일정을 연기하는 편을 택했다. 아트바젤(홍콩)은 2021년 3월에서 5월로 일정을 연기했고, 아트바젤(바젤)은 6월에서 9월(9월 21일~26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온라인 뷰잉룸은 지속해서 오프라인과 병행 운영하기로 했다.

      올드마스터 작품을 다루는 대표 아트페어인 네덜란드 ‘테파프(Tefaf Maastricht)’도 3월 개최를 5월 31일~6월 6일로 연기하고 페어 기간을 2일 줄이는 편을 택했다.5)

      위와 같이, 페어들은 실물 아트페어를 개최하기 위해 상반기 일정을 모두 하반기로 연기하면서 온라인으로 일정을 맞추는 것보다, 하반기로 모든 일정을 미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결정은 갤러리와 아트페어 측은 여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작품 수집의 핵심은 직접 만나서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 수집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라는 것을 갤러리도 아트페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 아트021(상하이) 아트페어장

      [그림 10] 2020년 11월, 아트021(상하이) 아트페어장

      출처: ft.com/content/9cfc17f4-c7f4-4e1f-8cec-0755042ba5c0

      2020년 2월, 코로나19 직전에 개최된 프리즈LA

      [그림 11] 2020년 2월, 코로나19 직전에 개최된 프리즈LA

      출처: theartnewspaper.com/preview/2021-musical-chairs-fairs

    • 2-3-2. 성숙한 수집가가 될 수 있도록

      가고시안은 2020년 10월부터 ‘가고시안 프리미어(Gagosian Premieres)’라는 이름의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 서비스를 시작했다. 갤러리와 작가 작업실 내 작품 투어, 관객과 큐레이터가 대화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등, 마치 전시 감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영상이다. 기존에 갤러리 탐방과 같은 영상 콘텐츠지만, 구성과 내용 면에서 완성도를 높이고,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며, 음악과 퍼포먼스 등 작품 감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예술 장르를 결합해서 보여주는데 차별점이 있다.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도 미술 감상이나 작가(예: 아이웨이웨이, 뱅크시)에 대한 몇몇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갤러리에서 제공하는 영상은 작품 판매를 위한 것으로 제작 목적이 다르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친분 있는 갤러리에서 정보를 받고, 작품보다는 판매자의 여러 면모를 보고 작품 구매를 결정하는 예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갤러리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은, 스스로 교육을 이끄는 주체가 되는 것이 성숙한 미술 구매자에게 작품을 판매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구매자의 작품 공부가 중요하고, 그림을 이해하고 학습한 사람만이 고가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걸 ‘가고시안 프리미어’와 같은 서비스 개설이 보여주는 것과 같다.

      가고시안 프리미어 영상

      [그림 12] 가고시안 프리미어 영상

      (유튜브에서도 영상 시청 가능)

      출처: youtube.com/watch?v=hluW9zJRass

      작가 스튜디오에 방문한 큐레이터와 작가와의 대화

      [그림 13] 작가 스튜디오에 방문한 큐레이터와 작가와의 대화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4XBOQ_jD5zo&list=PL2rxJEu-dBZQv3VjsEIsnc5YfoOwPC2Xn

    • 2-3-3. 위기를 기회로

      미술 비즈니스는 전통적인 거래 방식을 선호하며,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변화를 선호하지 않는 시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시스템 전반’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동의하고 있고, 구매자는 판매자의 변화된 방식과 태도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고 어떠한 자세로 새로운 시스템을 계획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온라인 구매 플랫폼을 만들고, 적극적 고객 응대 등은 당연하고, 어떠한 콘텐츠를 갖고 스토리텔링과 마케팅을 할 것인가,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해볼 시기이다. 무언가 획기적인 것이 필요하다.

      ‘90년대 닷컴 버블로 경제 위기에 스타 딜러들이 배출된 점을 잊지 말자. 현 미술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인 ‘패로탕(Perrotin,1990년~), 하우저&워스(Hauser&Wirth(1992년~), 스카이 베스하우스(SCAI the Bathhouse, 1993년~), 화이트큐브(White Cube, 1993년~)’ 모두 이 시기에 갤러리를 열었다. 패로탕은 시장에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젊은 작가들을 패션, 음악 등 다른 산업과 협업 하여 시장에 소개하여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성장했고, 하우저&워스는 딜러의 영역에서 판매보다는 교육과 미술을 통한 휴식을 중점전략으로 하여 기존 수집가들의 마음을 얻었다.

      코로나 19 시대의 고액자산가들의 컬렉션 관심도(단위 %)

      고액자산가들의 59%는 코로나 19 이후 더욱 미술품 컬렉션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14%는 컬렉션과 코로나와는 영향이 없었다고 응답했다.

      [그림 14] 코로나 19 시대의 고액자산가들의 컬렉션 관심도(단위 %)

      출처: An Art Basel&UBS Report: The impact of COVID-19 on the Gallery Sector © Arts Economics (2020)

3. 경매사
  • 3-1. 발생 직후(코로나 19 시작~2020년 가을까지)

    2020년 경매사는 미술시장 구성원 중 변화에 가장 잘 적응했다.

    온라인의 한계상 고가의 작품은 직접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구매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저가의 굿즈(goods)를 이벤트성 경매로 진행하여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 기술을 도입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간 경매를 진행했다.

    하지만, 응찰자도 경매사도 계속 이러한 비대면 상황을 원치 않았다.6)

    “우리는 미술시장의 모든 것이 온라인화되는 미래를 원치 않습니다.”
    (We don’t want a future where everything in the art market goes online)

    - 크리스티 대표, Guillaume Cerutti-

  • 3-2. 조정 기간(2020년 가을~2020년 12월까지)

    2019년 상위 10위 경매작품을 살펴보면, 1위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Meules〉[11억 700만 달러(한화 약 1,215억 원), 5월 소더비 뉴욕], 2위 제프 쿤스(Jeff Koons)의 〈Rabbit〉[9억 1,007만 달러(한화 약 1천억 원), 5월 크리스티 뉴욕], 3위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의 〈Buffalo II〉[8억 8,800만 달러(한화 약 981억 원), 5월 크리스티 뉴욕], 4위 폴 세잔(Paul Cezanne)의 〈Bouilloire et fruits〉[5억 9,200만 달러(한화 약 654억 원), 5월 크리스티 뉴욕], 5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Femme Au Chien〉[5억 4,900만 달러(한화 약 606억 원), 소더비 뉴욕], 6위 앤디 워홀(Andy Warhol)의 〈Double Elvis[Ferus Type]〉[5억 3천만 달러(한화 약 586억 원), 5월 크리스티 뉴욕], 7위 에드 루샤(Ed Ruscha)의 〈Hurting the Word Radio #2〉[5억 2,500만 달러(한화 약 580억 원), 11월 크리스티 뉴욕], 8위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Study for a Head〉[5억 300만 달러(한화 약 556억 원), 5월 소더비 뉴욕], 9위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Untitled〉[5억 100만 달러(한화 약 554억 원), 소더비 뉴욕], 10위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Henry Geldzahler and Christopher Scott〉[3억 7,600만 달러(한화 약 415억 원), 3월 크리스티 런던]이며 총합 64억 8,100만 달러(한화 약 7천억 원)로 집계됐다.7)

    2020년 상위 10위의 낙찰 총액은 45억 2,900만 달러(한화 약 5천억 원)로 2019년 대비 약 30% 감소했다.

    고가의 작품들이 판매된 지역과 시기에도 변화가 있었다.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작품들은 2019년의 경우 5월 뉴욕 경매에서 많이 거래되었지만, 2020년에는 뉴욕, 홍콩, 베이징의 하반기 경매에서 많은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와 더불어 2020년은 하반기에 시도한 온라인(라이브 스트리밍, 라이브 경매)에서도 고가 작품이 판매되었다. 특히, 2020년 낙찰가 1위를 기록한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이 ‘라이브 스트리밍’ 경매인 것이 주목할 만하다.

    2020년 낙찰 상위 10위 경매작품
    순위작품 이미지작가/작품명낙찰가/경매사
    1 Francis Bacon (프랜시스 베이컨) Triptych Inspired by the Oresteia of Aeschylus(1981년) Francis Bacon
    (프랜시스 베이컨)
    Triptych Inspired by the Oresteia of Aeschylus(1981년)
    $84.6M
    (한화 약 935억 원)
    6월 소더비 라이브 스트리밍
    2 Wu Bin, Ten Views of a Lingbi Rock (1610년) Wu Bin, Ten Views of a Lingbi Rock (1610년) $76.6M
    (846억 원)
    10월 폴리옥션 베이징
    3 Roy Lichtenstein (로이 리히텐슈타인) Nude with Joyous Painting (1994년) Roy Lichtenstein
    (로이 리히텐슈타인)
    Nude with Joyous Painting (1994년)
    $46.2M
    (510억 원)
    7월 크리스티 라이브 스트리밍
    4 David Hockney (데이비드 호크니) Nichols Canyon(1980년) David Hockney
    (데이비드 호크니)
    Nichols Canyon(1980년)
    $41M
    (453억 원)
    12월 필립스 뉴욕
    5 Ren Renfa, Five Inebriated Princes Riding Home (13세기후반~14세기 초) Ren Renfa, Five Inebriated Princes Riding Home
    (13세기후반~14세기 초)
    $39.4M
    (435억 원)
    10월 소더비 홍콩
    6 Cy Twombly (싸이 톰블리) Untitled [Bolsena](1969년) Cy Twombly
    (싸이 톰블리)
    Untitled [Bolsena](1969년)
    $38.7M
    (428억 원)
    10월 크리스티 뉴욕
    7 Sanyu (산유) Quatre Nus(1950년대) Sanyu
    (산유)
    Quatre Nus(1950년대)
    $33.3M
    (368억 원)
    7월 소더비 홍콩
    8 Mark Rothko (마크 로스코) Untitled(1967년) Mark Rothko
    (마크 로스코)
    Untitled(1967년)
    $31.3M
    (346억 원)
    10월 크리스티 뉴욕
    9 Barnett Newman (바넷 뉴먼) Onement V(1952년) Barnett Newman
    (바넷 뉴먼)
    Onement V(1952년)
    $30.9M
    (341억 원)
    7월 크리스티 라이브 경매
    10 Brice Marden (브라이슨 마든) Complements(2004~2007년) Brice Marden
    (브라이슨 마든)
    Complements(2004~2007년)
    $30.9M
    (341억 원)
    7월 크리스티 라이브 경매8)
        낙찰총액($M) $452.9M
    (한화 약 5천억 원)

    [표] 2020년 낙찰 상위 10위 경매작품

    출처: https://news.artnet.com/market/most-expensive-works-sold-at-auction-in-2020-1930867

  • 3-3. 미래 전망(2021년~)

    미술시장 성과의 절반 이상은 판매자의 ‘자신감(confidence)’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매사 스스로가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미술시장은 곧 회복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매사는 2021년에도 작품가격과 성격에 따라 온·오프라인 채널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저가의 작품은 온라인 경매로 이벤트처럼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고가의 작품은 대작을 위탁받아 기존 컬렉터가 떠나가지 않도록 고객 관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티의 경우 신규고객의 40%가 2020년 3월 이후에 생겼으며, 이 중 32%가 밀레니얼 세대라고 전했다. 미술자문가 ‘구르 존슨(Gurr Johns)’은 “밀레니얼 세대는 고가의 굿즈를 시작으로 미술시장에 들어왔지만, 점차 순수미술(fine art)로 취향이 변하고, 미술품 구매액 또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사들은 2021년 걸작을 위탁받아 경매에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3월, 크리스티는 ‘르네 마그리트’를 포함한 초현실주의 작가의 주요 작품 3점을 경매에 선보이며 이 세 점의 작품 평가액은 약 3,200만 파운드(한화 약 486억 원)에 달한다.

    소더비 역시 올드마스터(old master) 대작을 작품을 경매에 선보였다. 2021년 1월 28일 진행된 경매에서 ‘보티첼리(Botticelli)’의 〈Portrait of a young man holding a roundel〉을 선보였고 9억 2,200만 달러(한화 약 1,033억 원)에 낙찰되었다.

    2021년 1월 소더비에서 낙찰된 보티첼리의 작품, 9억 2,200만 달러(한화 약 884억 원)에 낙찰 되었다.

    [그림 15] 2021년 1월 소더비에서 낙찰된 보티첼리의 작품, 9억 2,200만 달러(한화 약 884억 원)에 낙찰 되었다.

    Botticelli’s 〈Portrait of a young man holding a roundel(c1480)〉

    출처: sothebys.com

    2021년 3월 크리스티에 출품될 르네마그리트의 작품, 추정가는 2,500만 달러-3,500만 달러(한화 약 27억-39억 원)사이다.

    [그림 16] 2021년 3월 크리스티에 출품될 르네마그리트의 작품, 추정가는 2,500만 달러-3,500만 달러(한화 약 27억-39억 원)사이다.

    René Magritte’s 〈gouache ‘Journal intime(c1954)〉

    출처: christies.com

    또한, 경매사는 지속해서 미술시장 구성원, 기타 산업군(패션, 음악, 명품)과도 협업하여 매출 증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필립스는 중국 경매사인 폴리옥션과 처음으로 협력경매를 통해 2020년 12월 3일에 홍콩에서 오프라인 경매를 개최했다. 경매작품 추정가 총액은 3억 2,700만 달러 ~ 4억 7천만 달러(한화 약 361억~519억 원)를 예상했으나, 경매 결과 5천만 달러(한화 약 553억 원)를 기록하며 높은 판매 성과를 올렸다.

    필립스 x 폴리옥션 협업 경매

    [그림 17] 필립스 x 폴리옥션 협업 경매

    출처: news.artnet.com

    출품작 중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Hothouse Doll (1995)〉

    [그림 18] 출품작 중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Hothouse Doll (1995)〉

    추정가 640만 달러-900만 달러(한화 약 72억-100억 원)
    낙찰가 1,330만 달러(한화 약 149억 원)
    (수수료 포함)

    출처: phillips.com

결론

첫째, 회복의 포인트는 ‘상생(eco system)’이다.

결국, 하부가 무너지면 상부도 무너지게 되어 있다. 미술시장 구성원 중 상위권에 있는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사는 사실 코로나 시기를 극복할 여력이 있다. 하지만 신진작가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고, 중·소형 갤러리와 아트페어는 문을 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늦기 전에 함께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1차, 2차, 3차 시장의 구분을 지어 시장 규칙을 어겼다는 비난보다는, 순수미술품이 아닌 것을 경매사가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지금은 코로나 시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공생할 때이다.

구매자의 미술품 취향도 순수미술을 벗어나 다양한 에디션 판화와 굿즈, 패션과 협업한 상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역시 순수미술의 영역이 아니라고, 혹은 미성숙한 컬렉터라고 서로 비난하기보다는 새로운 미술 취향을 받아들이는 미술계의 포용력이 필요하다. 즉, 전통적인 미술시장 구조, 보이지 않는 규칙, 구매자의 취향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더라도 폭넓은 시선으로 다양성을 이해하고, 적정선의 양보와 협업을 통한 상생 협력 방안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구매자에게 어떻게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어 줄 것인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미술시장의 묘미는 ‘만남과 관계 맺기(Social Beast)’라고 할 수 있다. 미술을 즐기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미술 애호가끼리 만나고,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일 것이다. 물리적 공간의 전시가 없어진 지금, 미술시장은 컬렉터의 즐거움을 대체할 그 무언가를 찾아주어야 할 것이다.

셋째, 이전에 없었던 참신한 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많은 작품을 전시하고, 또 판매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더 좋은 작품과 양질의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2019년부터 이전 몇 년을 되돌아보면,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할 만큼 증가하는 아트페어 수에 갤러리와 컬렉터들이 지쳤던 시기였다. 미술과 시장을 이해하는 갤러리스트와 성숙한 컬렉터, 그리고 새로운 미술시장 플랫폼 아이디어가 결합하여 이전에 없던 미술시장 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코로나도 2021년 상반기 이후면 종식될 것이고, 하반기부터는 이전과 같이 만나고 대화하는 미술시장이 온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준비하는 시간으로 지금을 보내야 할 것이다.

“우리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다. 돈도 없고, 기술도 없고, 계획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가 최대한 신중한 자세로 돈 없어도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짜내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

환율(2021년 1월 27일 기준, 1USD = 한화 1,105.00원)

1) 이번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는 ‘90년대 이후 세 번째 위기를 맞았다.

(1990~91년의 닷컴 버블 시기, 2008~09년에 세계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19)

2) p.8, An Art Basel & UBS Report, The Impact of Covid 19 on the Gallery Sector

3) p.37, An Art Basel & UBS Report, The Impact of Covid 19 on the Gallery Sector

4) 2020년 11월 자 파이낸셜타임즈(ft.com)의 기사에서 전 세계 주요 수집가들이 거주하는 뉴욕 수집가를 대상으로 미술품 구매 습관을 조사를 발표하는 기사에서 발췌,

‘The art-buying habits of New Yorkers revealed’,

https://www.ft.com/content/9cfc17f4-c7f4-4e1f-8cec-0755042ba5c0

5) 아트뉴스페이퍼, 2021년1월1일, “Art fairs in 2021—expect spring jitters, a summer crush and maybe even a return to some normality”, https://www.theartnewspaper.com/preview/2021-musical-chairs-fairs

6) FT,2020년12월29일, “Art market: Predictions for 2021”, https://www.ft.com/content/86c27d1c-ff65-40a2-b6b2-d4add0209ffa

7) https://www.theartnewspaper.com/gallery/top-10-art-sales-this-year

8) 크리스티 라이브 경매, https://www.christies.com/auctions/global-20th-century

필자 소개

 

이 슬 기 K-ARTMARKET 편집위원

학부에서 경영학 전공 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전략기획 일을 하였다. 소더비(Sotheby’s, London)에서 예술사와 아트비즈니스(MA)를 공부했고, 선화문화예술재단 큐레이터로 일했다. 2021년 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시장 실태조사 해외미술시장 부문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