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고용불안과 미래에 대한 전망은 소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및 고용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전반적인 소비위축은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환경은 필수품, 현금화가 확실한 재화 외에는 소비하지 않는 등 소비자 구매 습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코로나 19 이후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되고 디지털 참여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상에서의 소비자의 경험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소비자 양상 및 디지털 경제 가속화로 기업들도 온라인으로 경영환경을 변경하고 있으며, 기업의 온라인 활용도는 기업의 판매성과와 직결될 만큼 중요해졌다.
경매사들은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으로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실시간 온라인 경매(Live)방식 외에도 일정 기간을 주고 온라인 경매에 참여하게 하는 이베이(eBay) 방식을 도입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친근한 경매환경을 제공 중이다. 또한, 경매사들은 온라인 경매 주요 참여자인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이들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애니메이션(아톰, 드래곤볼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이나 스트릿아트(Street Art)를 경매작품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아트토이(피규어, 인형, 스케이트보드 등) 등으로 미술품 경매영역을 확장 중이다.
코로나 이후 경매 건수를 살펴보면, 2020년(1월~10월)에 소더비(Sotheby’s)는 약 56건을, 크리스티는 35건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올해 경매가 가장 많았던 소더비의 경우, 지역별로는 뉴욕에서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홍콩(14건), 런던(12건), 파리(8건)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6건은 밀라노, 취리히, 팜비치에서 있었다.
[그림 1] 지역별 경매지역 분포_2020년(1월~10월까지) 소더비 온라인 경매(단위:%, 총 56건=100%)
출처: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자체 데이터 집계
코로나 19 이후 권역별 인기 작가는 점점 더 분명해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글로벌 테이스트 대신 공감 가능하고, 가까운 지역에서 재판매 가능한 작품을 점차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은 ‘앤디 워홀(Andy Warhol), 키스 해링(Keith Haring), 탐 웨슬만(Tom Wesselmann), 웨인 티보(Wayne Thiebaud)’ 등과 같은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팝아트 작가들과 뉴욕과 LA에서 주로 활동하는 젊은 작가의 작품을 선호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이브 클라인(Yves Klein), 장 뒤뷔페(Jean Dubuffet)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유럽 작가들이 주로 출품 및 낙찰되었다. 아시아에서는 ‘메드사키(Madsaki), 미스터 두들(Mr.Doodle)’와 같은 스트릿아트(Street Art)작가들과 ‘하비에르 카예하(Javier Calleja),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카이싱 렁(Kasing Lung)’ 등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한정판 굿즈(Goods)혹은 아트토이(Art Toy)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이 좋은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에드 루샤(Ed Ruscha),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 나라 요시토모(Nara Yoshitomo)’ 등 대가들의 작품은 출품 횟수가 많고 추정가 이상으로 낙찰되는 등 좋은 성과를 보였다.
경매 방법별로도 기존에 생중계 스타일의 라이브(live digital-hybrid auction Model) 경매형식을 벗어나 일정 기간에 온라인 경매에 참여하게 하는 이베이식(eBay-Style multi-day auction) 경매 방법을 소더비, 크리스티와 같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경매사들도 도입시행 하였다. 실제로 소더비는 56건의 온라인 경매 중 33건인 59%에 해당하는 경매를 이베이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주요 경매라 할 수 있는 이브닝 경매(소더비)를 작년과 비교한 결과, 경매 개최지역별로 코로나에 따른 판매액 영향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홍콩, 런던 지역의 경매는 전년 대비 안정된 판매액을 기록한 것 대비, 뉴욕 경매 낙찰총액은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31%(1,213억 원), 하반기에는 47% (1,450억 원)이나 감소했다.
시기적으로도 통상 3월~6월 사이 열리던 경매가 미뤄져 2020년에는 7월에 열렸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매였지만 각 지역의 대표 대리응찰자들을 모니터로 연결해 주요 진행자를 두는 방식의 ‘화상 경매’가 시행되어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20년 7월 소더비 화상 경매로 한화 4,371억 원의 작품 판매) 이를 통해 온라인을 통한 경매라 할지라도 고객과의 접점을 줄인다면,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액 회복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1 | 2 | 3 | 4 | 5 | 6 | 7 | 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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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 3월 런던 |
3월 홍콩 |
5월 뉴욕 |
6월 파리 |
6월 런던 |
10월 런던 |
10월 홍콩 |
11월 뉴욕 |
2020년 | 2월 런던 |
6월 파리 |
6월 뉴욕 |
7월 홍콩 |
7월 런던 |
10월 홍콩 |
10월 런던 |
10월 뉴욕 |
[그림 2] 소더비 이브닝 경매 낙찰총액 비교 (2019 vs. 2020년) (단위: 한화 억 원)
출처: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자체 데이터 집계
2020년 서울옥션은 2019년과 동일하게 총 7번의 주요 경매를 열었다. 2020년에는 기존에 개최한 홍콩 경매 대신, 온라인 미술품 판매 플랫폼인 아트시(Artsy)과 협업하여 뉴욕에서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였다. 총 7번 경매의 평균 낙찰률은 2019년이 73.36%인데 반해, 2020년에는 5.97% 낮은 67.39%에 그쳤다. 동일 지역 유사 기간 경매를 비교할 경우, 2020년 가을 서울 경매를 제외하고는 전년 대비 낙찰총액이 약 9천만 원(3월 서울)부터 많게는 약 10억 원(10월 부산) 이상 차이를 보였다.
2020년 일자/경매명/지역 | 낙찰총액(한화 원) | 낙찰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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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3월24일 155th ART AUCTION 서울 | 5,747,240,000 (전년 대비 약 0.9억 원 ▼) |
59.00% (전년대비 10%▼) |
2 | 4월29일 2020 SEOUL AUCTION BUSAN SALE 부산 | 2,915,595,000 | 72.60% |
3 | 6월17일 156th ART AUCTION 서울 | 6,205,860,000 (약 6.5억 원 ▼) |
76.90% (3%▲) |
4 | 6월25일 ARTSY x SEOUL AUCTION: Summer Breeze 뉴욕 | 442,738,625 | 57.70% |
5 | 7월16일 32nd HONG KONG SALE 홍콩 | 713,992,800 | 56.80% |
6 | 9월22일 157th ART AUCTION 서울 | 8,175,925,000 | 72.30% |
7 | 10월30일 2020 SEOUL AUCTION BUSAN SALE 부산 | 3,231,615,000 (약 10억 원 ▼) |
76.40% (6%▲) |
2019년 일자/경매명/지역 | 낙찰총액(한화 원) | 낙찰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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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3월12일 151st ART AUCTION 서울 | 6,707,087,500 | 69.20% |
2 | 3월29일 28th HONG KONG SALE 홍콩 | 16,358,880,133 | 77.60% |
3 | 5월26일 29th HONG KONG SALE 홍콩 | 11,843,847,172 | 73.80% |
4 | 6월26일 152nd ART AUCTION 서울 | 12,710,892,500 | 74.40% |
5 | 9월4일 153rd ART AUCTION 서울 | 6,156,295,000 | 69.00% |
6 | 10월5일 30th HONG KONG SALE 홍콩 | 7,473,146,099 | 79.20% |
7 | 10월30일 2019 SEOUL AUCTION BUSAN SALE 부산 | 4,236,360,000 | 70.30% |
[표 1] 서울옥션 주요경매 전년 대비 낙찰총액 비교 (2019 vs. 2020년)
출처: 서울옥션 홈페이지(www.seoulauction.com), 데이터 자체집계
기존에 경매 명들은 ‘데이/이브닝(Day/Evening) 옥션’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 대다수였지만, 온라인 경매를 중심으로 참신한 슬로건을 내 걸기 시작한 것이 2020년에 눈에 띄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5월 런던 온라인 경매에서는 'I Have to Stay at Home'으로 코로나로 집에 머물러야만 하는 상황에 동감을 표하는가 하면, 같은 달 홍콩에서는 'Contemporary Showcase: Cheer Up!'이란 이름으로 함께 힘을 내서 이겨보자는 내용을 담았다. 그 결과 런던 경매는 온라인 경매라는 제약과 코로나 상황에서도 한화 약 61억 원, 홍콩은 한화 약 47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크리스티도 5월 경매에서 'Andy Warhol: Better Days'란 이름으로 ‘더 나은 날’ 이 오길 바라는 내용을 전하는 경매를 개최했다.
(1) 지역별 인기 작가의 단독경매
크리스티는 2020년 1월~10월 사이에 3명 작가의 단독경매를 하였다. 지역별로 인기 있는 작가를 선별한 경매에서 미국은 ‘앤디 워홀’의 일상생활을 담은 프린트를, 홍콩에서는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을, 런던에서는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온라인 경매로 판매하였다. 소더비는 'Dear Keith: Works from the Personal Collection of Keith Haring'이란 경매 명으로 온라인 경매를 개최하여 한화 약 52억 원의 판매실적을 거두었다.
전시 기간/장소/전시명 |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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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8일~5월 6일/ 뉴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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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 재단은 뉴욕 크리스티에 온라인 경매를 통해 ‘앤디워홀’의 일상을 담은 프린트를 중심으로 소품 경매를 실시/ 판매금은 재단에 시각 예술가 지원을 위해 기부 |
6월 19일~30일/ 홍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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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고고학’을 주제로 |
9월 10일~23일/ 런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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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의 프린트 |
[표 2] 작가 단독경매 (2020년 1월~10월, 크리스티)
출처: 크리스티 홈페이지(www.christies.com)
(2) 가격 마케팅
크리스티는 1월 28일부터 2월 5일까지 100 달러에 시작하는 작품 100점을 모아 ‘Christie's 100’ 이란 제목으로 경매를 열었다. 쿠사마 야요이, 카우스(KAWS), 로버트 인디아나(Robert Indiana), 제프 쿤스(Jeff Koons) 등의 소품 및 판화를 선보였으며, 347,375 달러(한화 약 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림 3] ‘Christie’s 100’ 출품작 예
출처: 크리스티 홈페이지(https://onlineonly.christies.com/s/christies-100/lots/1708)
* 표기 금액은 구매자 수수료 포함가격임
(3) 경매 외 전시(Exhibition)개최
2020년 소더비는 경매장과는 별개로 운영되는 전시장에 7건의 전시를 개최하였다. 홍콩 지점은 젊은 컬렉터를 겨냥한 ‘포켓몬, 드래곤볼, 아톰’ 등 애니메이션 이미지 중 수집 가치가 있는 《망가(Manga)》 전을 개최하여 순수미술의 영역을 아트토이(Art Toy)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까지 확장하였다. 런던은 보통 10월 프리즈 아트페어 일정 중 주요 경매를 개최하는데, 데이/이브닝 경매 외 프라이빗 판매를 위한 전시를 별도로 열었다. 참여작가는 비교적 고가 작가들인 ‘에드 루샤(Ed Ruscha), 알렉스 카츠(Alex Katz), 앤디 워홀’ 등이었으며, 종이부터 캔버스 작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매체를 선보였다.
전시기간/장소/전시명 |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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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2020년 1월 30일/런던 The Blazing Worl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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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소설, 유토피아, 의식, 인간의 희망과 존재를 주제로 한 그룹전 |
1월 28일~30일/ 제네바 Stillness&Move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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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에 있는 소더비 전시공간에서 수묵화, 도자기, 캔버스 작품을 선보임 |
1월 1일~2월 28일/텔아비브 What’s the Ma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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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수집해온 사업자이자 컬렉터인 도론 세브백 아트 컬렉션(Doron Sebbag) 전시 |
2월 8일~28일/ 런던 Andy Warhol: Heaven and Hell Are Just One Breath Aw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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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의 1986년 최후의 만찬 시리즈를 포함한 말년 작품을 전시 |
2월 26일~3월 3일/런던 Fine Cell Work: Human Tou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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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 감옥에서 직물바느질 작업자 간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로 아이웨이웨이(Ai Weiwei) 등 참여 |
4월 29일~5월 8일/홍콩 Man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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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드래곤볼, 아톰 등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들의 수집 가능 이미지를 판매하는 전시 |
10월 12일~23일/런던 Private Sales Contemporary Art Exhibi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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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카츠(Alex Katz), 앤디워홀(Andy Warhol), 에드루샤(Ed Ruscha)등 종이부터 캔버스까지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판매하는 전시 |
[표 3] 소더비 개최전시 목록(2020년 1월~10월까지)
출처: 소더비 홈페이지(www.sothebys.com)
코로나 19로 인하여 우리는 전례 없는 변화를 강요받고 경험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은 미술품 경매시장도 예외 없이 영향을 주었다. 경매사들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경매방식, 경매작품, 영역확장 등을 다변화하며 매출 회복을 꾀했다.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작가와 아트토이 등을 순수미술 영역으로 들여오거나, 이베이식 기간제 경합 방식을 도입하거나, 온라인 환경에 적응력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한 경매를 기획했다.
한편, 경매사들은 연간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가 작품의 판매를 위해 고객 친밀도를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작품 가격이 높을수록 경매사와 고객 간의 신뢰가 작품 판매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직접 작품을 확인하지 못하거나 경매사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 고가품의 구매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경매사들은 경매 상황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화상 경매를 7월부터 도입했다.
코로나 19 이후 고객의 소비 행동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고, 이 행동은 일시적이 아닌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즉, 앞으로 오프라인 경매보다는 온라인 환경에서 어떻게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인가가 판매액과 직결될 것임을 인식하고 실행해야 할 때이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함께 공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따라서 기업은 이윤 추구를 넘어 단체, 지역사회, 국가에 어떠한 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경매사도 예외는 아니다. 결국, 고객들은 윤리적 활동을 하는 기업, 미래세대까지 생각하는 기업에 더 높은 가치를 둘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술 경매사들은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 어떻게 지역사회와 국가 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며, 발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필자 소개
이 슬 기 K-ARTMARKET 편집위원 학부에서 경영학 전공 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전략기획 일을 하였다. 소더비(Sotheby’s, London)에서 예술사와 아트비즈니스(MA)를 공부했고, 선화문화예술재단 큐레이터로 일했다. 2021년 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시장 실태조사 해외미술시장 부문 연구를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