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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회]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 해외 경매시장의 한국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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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30
  • by 최선희 편집위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K-ARTMARKET 미술시장 리포트

해외 경매시장의 한국 작가

해외 미술시장에서 한국 작품의 해외 첫 단독 경매로 기록된 것은 1991년 뉴욕 소더비 본사 경매장에서 열린 고미술품 경매였다. 출품작은 총 22점의 청화백자, 탱화, 산수화, 해부도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90년대 소더비와 크리스티 양사를 통해 거래된 한국 국적의 작품들은 대부분 도자기, 불상, 칠기, 서화와 소정 변관식, 운보 김기창 등의 동양화들이었다.

해외 경매의 현대미술 섹션(Contemporary Part)에 처음 참가한 작가는 고영훈으로 2003년 뉴욕 소더비에서였으며 이전에는 한.중.일 미술품만 거래되는 "극동아시아 섹션"에 남관, 김창열 등의 작품이 출품된 적이 있지만 "현대미술 섹션"에 작품이 나가는 것은 고영훈이 처음이었다.1)

1. 한국 블루칩 작가들의 해외 경매시장 등장

2004년에는 박수근의 작품(<앉아 있는 아낙과 항아리>, 64.8×52.7㎝)이 뉴욕 크리스티에서 123만 9,500달러(14억 6,261만원, 낙찰수수료 포함)에 낙찰되며 이슈가 되었다. 당시 해외 경매에서 팔린 박수근 그림으로는 최고가였으며, 한국 현대미술의 해외 경매 낙찰가격으로도 최고가를 갱신했다.2)

박수근 <앉아 있는 아낙과 항아리>, 1962, 캔버스에 유채, 64.8×52.7㎝

[그림 1] 박수근 <앉아 있는 아낙과 항아리>, 1962, 캔버스에 유채, 64.8×52.7㎝

같은 해에 크리스티 홍콩의 아시아현대미술 경매에 처음 선보인 한국의 현대미술품들이 모두 낙찰되었다. 당시 출품된 작품들은 김덕용, 배준성, 서정국, 서용, 정광호, 최소영 등이었으며, 특히 배준성의 작품은 추정가의 4배 정도인 4만 6,605달러(약 5,270만원)에 낙찰되었다. 이전까지 출품된 한국 작품들은 대부분 뉴욕 경매에서 김흥수, 박수근 등 대가 위주의 작품들로 아시아 경매에서 한국현대미술품을 다룬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국내 젊은 작가들의 해외 진출에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2006년에는 한국 현대미술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률 100%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다. '아시아 동시대 미술 경매'에서 김창열, 박성태, 이환권, 김덕용, 김동유, 지용호, 지석철, 최소영, 최영걸, 최우람, 홍경택 등의 한국작가 23명의 작품 33점이 모두 팔려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해외 경매시장에서 한국 작가의 출품작이 솔드 아웃 된 것은 처음이었으며, 한국 현대미술이 처음 소개된 2004년 10월 이후 5번째 경매로, 출품작 수도 역대 최다였으며 모든 작품이 대부분 추정가를 넘는 가격에 판매되었다.

2007년 세계 미술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였다. 국제 금융권의 유동 자금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었고, 중국을 비롯 인도, 러시아 등 신흥 경제개발국의 부호들이 크게 늘어 미술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는 시기였다. 특히 아시아 미술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기 시작하며 2006년 세계 미술시장 랭킹 4위에 등극하였으며, 당시 자더, 한하이 등 모두 157개 경매회사가 운영되었다.

아트프라이스(Artprice)에서 발행한 2006-2007 <CONTEMPORARY ART MARKET THE ARTPRICE ANNUAL REPORT>에서 선정한 Top 500 Artistes에는 총 9명의 한국 작가(149위 홍경택, 184위 배병우, 250위 최영걸, 272위 김동유, 315위 최우람, 390위 이용덕, 437위 안성하, 461위 강익중)가 랭크되어 있었다.

2006-2007 <CONTEMPORARY ART MARKET THE ARTPRICE ANNUAL REPORT> © Artprice.com

[그림 2] 2006-2007 <CONTEMPORARY ART MARKET THE ARTPRICE ANNUAL REPORT> © Artprice.com

2. 단색화 작가군을 중심으로 한 해외 경매시장의 점유율 증가

한국 현대미술이 해외 경매시장에 소개된 2004년 이후 16년이 지난 오늘날 해외 경매에 등장하는 작가군들은 많이 변화하였다. 블루칩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던 작가군들은 해외 경매에는 거의 출품되지 않으며, 국내 경매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가격 또한 상승세는 아니다. 단색화 열풍 이후 이우환을 중심으로 한 원로 작가와 작고 작가들의 작품들이 해외 경매에도 꾸준히 출품되며 가격 또한 상승 혹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미술시장에서의 작가 랭킹을 살펴보면 2003년의 경우 김환기 외에는 현재 상위권 랭킹에 있는 작가들은 아무도 없었다. 또한 2010년부터는 꾸준히 전체적으로 순위가 상승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20 한국 작가들의 해외 경매시장 순위 © Artprice.com

[그림 3] 2020 한국 작가들의 해외 경매시장 순위 © Artprice.com

2019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간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3) 에 따르면 2018년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본햄스, 서울옥션홍콩, SBI아트옥션, 아트큐리얼 총 7개 경매회사를 통해 출품된 한국 작가의 작품은 총 342점으로 282점이 낙찰되어 평균 82%의 낙찰률에 낙찰총액은 약 806.6억원을 기록하였다.

한국작품을 가장 많이 출품한 경매사는 서울옥션 홍콩으로 총 146점을 출품하여 84%의 낙찰률을 보였으며, 크리스티는 89점을 출품하여 81%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한국 작가의 낙찰총액이 가장 높았던 곳은 SBI로 약 348.9억원을 기록하였으며, 서울옥션 홍콩이 약 267.6억원이었다. 지역별 경매 출품작 현황을 살펴보면 홍콩이 총 261점으로 가장 많았으며, 도쿄, 뉴욕, 런던 순으로 나타났다.

2018 해외 경매사별 한국작가 해외경매 낙찰결과 © 예술경영지원센터

[그림 4] 2018 해외 경매사별 한국작가 해외경매 낙찰결과 © 예술경영지원센터

2018 지역별 한국작가 해외경매 낙찰결과 © 예술경영지원센터

[그림 5] 2018 지역별 한국작가 해외경매 낙찰결과 © 예술경영지원센터

2018년 해외 경매시장에서 최고가에 낙찰된 한국 작가 작품은 김환기의 <3-II-72#220>이었으며, 낙찰 상위 15점 중 이우환이 6점으로 가장 많았다.

2018 한국작가 해외경매 낙찰 상위15위 © 예술경영지원센터

[그림 6] 2018 한국작가 해외경매 낙찰 상위15위 © 예술경영지원센터

해외 경매시장을 이끌고 있는 두 작가는 해외 경매에서 최고가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환기와 가장 많은 작품이 거래되고 있는 이우환이다.

김환기는 해외 경매시장 작가랭킹에서 2016년에는 37위까지 상승하였으며, 거래액은 37,736,319달러를 기록했다. 페인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이 작품도 많은 작가라 거래되는 작품수도 금액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지만 70년대 전면 점화의 가격이 100억대로 접어들면서 전체 거래금액이 월등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김환기 작품거래의 지리적 분포를 살펴보면 작가가 활동했던 뉴욕과 파리에서도 가끔 작품들이 출품되기는 하지만 한국과 홍콩에서 대부분의 작품들이 거래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김환기 작품거래의 지리적 분포(2000-2020) © Artprice.com

[그림 7] 김환기 작품거래의 지리적 분포(2000-2020) © Artprice.com

이우환의 경우 2018년 기준 해외 경매시장에서 가장 많은 출품작 수와 낙찰작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낙찰률 또한 총 77점 중 67점이 낙찰되어 약 87%의 높은 낙찰률을 보인다. 낙찰총액은 약 329.7억원이다.

2018 낙찰건수별 작가 상위 10위: 낙찰건수기준 © 예술경영지원센터

[그림 8] 2018 낙찰건수별 작가 상위 10위: 낙찰건수기준 ©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우환 작품거래의 지리적 분포를 살펴보면 작가의 인기만큼 다양한 지역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히려 거래금액을 보면 한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거래가 더 많다.

이우환 작품거래의 지리적 분포(2000-2020) © Artprice.com

[그림 9] 이우환 작품거래의 지리적 분포(2000-2020) © Artprice.com

모노하 그룹의 일원인 이우환은 노부오 세키네, 요시다 카츠로, 코스미즈 스스무, 에노쿠라 고지, 스가 키시오, 다카야마 노보루 등 작가들의 작품이 경매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 데 비해 시장에 출연한 유일한 작가이다. 2013년 아트프라이스(Artprice)에서 발표한 모노하 그룹의 낙찰기록 Top10을 모두 이우환이 차지하고 있다.

© Artprice.com

[그림 10] © Artprice.com

필자 소개

 
필자 소개 - 최 선 희

최 선 희(ART&CHOI’S 대표)  – K-ARTMARKET 편집위원

- 최선희는 갤러리현대 아트컨설팅팀의 애널리스트로 근무하였고, 이후 케이옥션에서 경매팀의 총괄 스페셜리스트로 국내외 경매를 담당하며, 15년 이상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다양한 미술시장 경험과 실무 감각을 바탕으로 현재 기업 및 개인 컬렉터의 프라이빗 컬렉션을 관리하는 아트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와 Sotherby Institute of Art, Singapore <Connecting Art & Business> 수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