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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미술시장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통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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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30
  • by K-ARTMARKET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시장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통 패러다임 변화

글로벌 미술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2차 시장인 경매를 중심으로 한 미술시장이 지난 5년 간의 짧은 호황을 끝으로 2019년부터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시, 아트페어 등을 통한 오프라인 거래에서 온라인을 통한 거래로 유통 플랫폼의 급속한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기술 발전과 맞물려, 이같은 기술환경에 익숙한(tech-savvy) 신흥 컬렉터 층이 대거 유입되고, 2020년 ‘COVID-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글로벌 판데믹’ 현상으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의 도래는 미술품 유통의 패러다임 변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2019년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미술시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온라인 미술시장 규모는 60억달러(약 6조2000억원)이며, 이는 세계 미술시장 미술품 거래 총액의 9%에 달한다.

미술시장 수요자의 세대교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온라인 경매에서 미술품 거래의 53%는 신규 구매자다. 이는 전년 대비 20%p 증가한 것이며, 특히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구매하는 미술품의 가격 평균이 가장 높은 세대는 1968년을 전후로 태어난 이른바 ‘X세대’로 분석된다.

요동치는 미술시장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 패러다임’ 변화

국내 미술시장(경매 기준)은 2018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018년 낙찰총액 2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19년 다시 1543억원으로 밀렸다. 2018년 서울옥션이 1123억원으로 사상 첫 1000억원대 낙찰총액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06억원으로 돌아섰으며, 케이옥션 역시 720억원에서 569억원으로 부진했다.

[표] 2017~2019년 국내 경매시장 전체 현황 (단위:백만원)
2017~2019년 국내 경매시장 전체 현황 (단위:백만원)
 2017년2018년2019년
출품작 26,586 23,072 26,668
낙찰작 17,049 15,124 16,867
낙찰률 64.1% 65.6% 63.2%
낙찰총액 172,676.1 200,055.9 154,351.3
[표] 2017~2019년 서울옥션 경매 현황 (단위:백만원)
2017~2019년 서울옥션 경매 현황 (단위:백만원)
 2017년2018년2019년
출품작 1,103 886 4,639
낙찰작 843 1668 2,800
낙찰률 76.4% 75.4% 60.4%
낙찰총액 80,212.5 112,363.1 80,618.6
[표] 2017~2019년 케이옥션 경매 현황 (단위:백만원)
2017~2019년 케이옥션 경매 현황 (단위:백만원)
 2017년2018년2019년
출품작 7,512 8,483 8,278
낙찰작 5,458 5,953 5,320
낙찰률 72.7% 70.2% 64.3%
낙찰총액 65,952.8 72,088.0 56,952.0

경매시장의 위축은 2020년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2020년 상반기(1~4월) 낙찰총액은 약 283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456억원) 대비 37.9%가 급감했다. 특히 오프라인 경매시장 규모는 2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5%가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오프라인 메이저 경매와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해외 경매가 취소되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됐다. 온라인 경매시장 규모는 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9% 소폭 감소했으나, 2018년에 비해서는 10.8% 증가했다.

[표] 최근 3년간 상반기(1~4월) 국내 전체 경매시장
최근 3년간 상반기(1~4월) 국내 전체 경매시장
 출품작수낙찰작수낙찰률 (%)낙찰총액 (백만원)
2018 8,078 4,514 55.9 45.480
2019 7,545 5,003 66.3 45,676
2020 7,772 5,015 64.5 28,385
`18년 대비 증감 3.8 11.1 15.5 37.6
`19년 대비 증감 3.0 0.2 2.7 37.9
[표] 최근 3년간 상반기(1~4월) 국내 오프라인 경매시장
최근 3년간 상반기(1~4월) 국내 오프라인 경매시장
 출품작수낙찰작수낙찰률 (%)낙찰총액 (백만원)
2018 1,546 1,203 77.8 38,701
2019 1,648 1,244 75.5 37,934
2020 1,280 917 71.6 20,871
`18년 대비 증감 17.2 23.8 7.9 46.1
`19년 대비 증감 22.3 26.3 5.1 45.0
[표] 최근 3년간 상반기(1~4월) 국내 온라인 경매시장
최근 3년간 상반기(1~4월) 국내 온라인 경매시장
 출품작수낙찰작수낙찰률 (%)낙찰총액 (백만원)
2018 6,532 3,311 5.7 6,779
2019 5,897 3,759 63.7 7,742
2020 6,492 4,098 63.1 7,514
`18년 대비 증감 0.6 23.8 15.5 10.8
`19년 대비 증감 10.1 9.0 2.7 2.9

미술시장의 불황과 함께 미술품 거래의 패러다임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차 시장인 미술품 경매시장의 거래는 여전히 오프라인 비중이 크지만, 최근 온라인으로의 이전이 눈에 띄는 양상이다.

2019년 낙찰총액 기준으로 오프라인 경매 비중은 84.5%, 온라인 경매 비중은 15.5%를 기록했다. 2019년 기준 출품작은 오프라인이 4,999점, 온라인이 21,669점이다. 낙찰률은 오프라인이 69%, 온라인이 61.9%이며, 낙찰총액은 오프라인이 1304억원, 온라인이 238억원이다.

전시를 통한 1차 시장에서의 미술품 거래 방식 역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는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 컬렉터 층의 미술시장 유입 흐름 속에서,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됐다. 글로벌 판데믹 장기화 속에서 국제적인 아트페어, 미술전 등 오프라인 행사들이 취소 혹은 연기되며 그 대안으로 온라인 뷰잉룸 등 온라인·모바일 거래를 위한 플랫폼들이 속속 마련됐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23일 폐막한 ‘2020 화랑미술제’는 네이버 ‘아트윈도’ 및 ‘스마트 스토어’와 같은 e-커머스를 도입해 하루 평균 5000회, 행사 기간인 5일간 약 25,000회의 접속 수를 기록했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PC와 모바일을 합한 온라인 방문자 수는 하루 평균 3000여 명, 전시 기간 중에는 약 15,000명이었다. 총 관람객 28,000명 중 절반 이상이 온라인으로 미술제를 관람한 셈이다.

해외의 경우에는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유통 패러다임 변화가 더욱 눈에 띈다. 먼저 지난 3월 아트바젤은 온라인 플랫폼인 ‘뷰잉 룸’(Viewing Room)을 신설했다. 코로나19로 아트바젤 홍콩 페어가 취소되자 전격적으로 마련한 조치다. 3월 18~25일 운영된 아트바젤 홍콩 뷰잉룸은 방문객 25만명을 기록하며, 2019년 열린 아트바젤 홍콩 오프라인 행사 방문객 8만명의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옥션하우스들이 올해 봄 시즌 홍콩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오프라인 메이저 경매들을 하반기로 미룬 가운데, 그 대안으로 마련한 상반기 온라인 경매들이 좋은 성적을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신속하게 온라인 뷰잉룸을 마련한 아트바젤 홍콩을 비롯해 많은 메이저 옥션하우스들이 그야말로 '테크 사비'(tech-savvy)한 젊은 컬렉터들을 대거 유입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4월 경매를 7월로 연기한 소더비 홍콩은 지난 3~4월 순수미술, 시계, 보석, 와인 등 15건의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 4월1~16일 진행한 현대미술 경매에서는 130달러에서 6만4000달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가격대의 작품을 선보여 약 129만달러 어치의 작품을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소더비 홍콩이 오프라인 대신 진행한 4월 온라인 경매에서 하이라이트 작품인 쿠사마 야요이 작품 2점은 각각 12만달러, 7만7000달러에 낙찰되며 높은 추정가의 2배에 가까운 기록을 남겼으며, 요시토모 나라의 2007년 에디션 작품은 무려 32번의 비딩을 거쳐 7만7400달러에 낙찰되며 높은 추정가의 5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더비에 따르면, 대부분의 모든 응찰자가 40세 미만이며, 전체 응찰자의 30%는 신규 고객으로 파악됐다.

필립스 역시 상반기 홍콩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20세기&현대미술 경매를 7월로 조정하고, 대신 4월 중 3번의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다. 특히 4월8~16일 근현대 판화 등을 집중시킨 '에디션 온라인'(Edition Online) 경매에서는 40세 이하 젊은 컬렉터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7만8250만달러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작가 스펙트럼 넓히는 온라인 플랫폼 : 작가 거래액 추이 (2019년 기준)

국내 경매시장에서 낙찰총액 기준 1위를 기록한 작가는 김환기(1913-1974)다. 2019년 김환기 작품 낙찰총액은 25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우환 132억원, 르네 마그리트 72억원, 박수근 60억원, 마르크 샤갈 46억원, 박서보 45억원, 클로드 모네 36억원, 야요이 쿠사마 35억원, 김창열 24억원, 리우 예 23억원 순이다.

[표] 2019년 전체 낙찰총액 상위 (단위:백만원)
2019년 전체 낙찰총액 상위 (단위:백만원)
1 김환기 25,036.2
2 이우환 13,227.4
3 르네 마그리트 7,248.2
4 박수근 6,061.6
5 마르크 샤갈 4,665.4
6 박서보 4,598.6
7 클로드 모네 3,692.2
8 쿠사마 야요이 3,586.1
9 김창열 2,482.2
10 리우 예 2,379.4
11 요시토모 나라 2,015.1
12 천경자 1,926.8
13 카우스 1,767.9
14 윤형근 1,676.3
15 이대원 1,522.7
16 유영국 1,443.6
17 정상화 1,337.6
18 정선 1,323.4
19 페르난도 보테로 1,155.8
20 김종학 988.6
88,135.1
전체 미술시장 154,351.3
전체시장 대비 비중 57.1%
[표] 2019년 온라인 낙찰총액 상위 (단위:백만원)
2019년 온라인 낙찰총액 상위 (단위:백만원)
1 박서보 769.4
2 이우환 678.1
3 박수근 549.2
4 정상화 436.4
5 변관식 379.0
6 김창열 371.4
7 최울가 312.0
8 김종학 297.8
9 이대원 294.4
10 김환기 275.1
11 김기창 255.2
12 이왈종 252.4
13 데미안 허스트 251.3
14 이상범 250.6
15 서세옥 246.8
16 민경갑 243.6
17 오치균 243.6
18 이숙자 179.2
19 무라카미 타카시 173.6
20 전준엽 171.8
6,595.6
전체시장 대비 비중 4.3%
온라인시장 대비 비중 27.6%

2019년 오프라인 경매에서도 낙찰총액 1위는 김환기가 차지했다. 오프라인 경매 톱10 작가 역시 전체 낙찰총액 톱10에 꼽히는 작가와 같았다.

온라인 경매에서는 낙찰총액 순위가 달랐다. 온라인에서는 박서보가 7억6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우환 6억7800만원, 박수근 5억4900만원, 정상화 4억3600만원, 변관식 3억7900만원, 김창열 3억7100만원, 최울가 3억1200만원, 김종학 2억9700만원, 이대원 2억9400만원, 김환기 2억7500만원 순을 기록했다.

상위 작가 20명의 낙찰총액(881억원)은 전체 미술 경매시장(1543억원)의 57.1%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경매 상위 작가 10명의 낙찰총액(839억원) 역시 전체 경매시장의 54.4%로 절반 이상이 넘는 압도적인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와는 다른 양상이다. 온라인 상위 작가 10명의 낙찰총액은 65억9500만원으로, 전체 시장 대비 4.3%, 전체 온라인 시장(238억원) 대비 27.6%다. 온라인 경매시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작가군이 거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온·오프라인 전체 경매시장의 낙찰 작품 수는 유산 민경갑의 작품이 196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운보 김기창(165점), 남농 허건(130점), 무라카미 타카시(130점), 이우환(129점), 의재 허백련(129점), 산성 서세옥(114점), 카우스(113점), 이왈종(111점), 이대원(97점), 김환기(91점)와 황규백(91점), 그리고 쿠사마 야요이(87점) 순이다.

낙찰 작품 수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뚜렷한 대비가 드러난다. 오프라인 경매에서 낙찰 작품 수는 이우환(71점), 추사 김정희(51점), 김환기(45점), 청전 이상범(33점), 운보 김기창(31점), 박서보(31점), 김창열(30점), 유산 민경갑(29점), 요시토모 나라(27점), 소정 변관식(26점), 그리고 카우스(25점)와 쿠사마 야요이(25점) 순으로 상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유산 민경갑(167점)의 작품이 가장 빈번하게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운보 김기창(134점), 무라카미 타카시(127점), 남농 허건(117점), 의재 허백련(113점), 산성 서세옥(98점), 이왈종(92점), 황규백(91점), 카우스(88점), 이대원(75점) 순이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낙찰 작품 수 상위 10명의 작가 중 한국화가가 6명이 포진돼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표] 2019년 전체시장 낙찰작품수 상위
2019년 전체시장 낙찰작품수 상위
1 민경갑 196
2 김기창 165
3 허건 130
무라카미 타카시 130
4 이우환 129
허백련 129
5 서세옥 114
6 카우스 113
7 이왈종 111
8 이대원 97
9 김환기 91
황규백 91
10 쿠사마 야요이 87
11 이상범 77
12 변관식 73
13 김창열 72
14 김종학 70
15 장우성 68
16 김정희 66
17 허련 65
오세창 65
2,139
전체 미술시장 16,867
전체시장 대비 비중 12.7%
[표] 온라인 낙찰작품수 상위
2019년 온라인 낙찰총액 상위 (단위:백만원)
1 민경갑 167
2 김기창 134
3 무라카미 타카시 127
4 허건 117
5 허백련 113
6 서세옥 98
7 이왈종 92
8 황규백 91
9 카우스 88
10 이대원 75
11 쿠사마 야요이 62
12 이우환 58
13 손재형 56
14 오세창 55
15 장우성 54
설종보 54
16 김종학 53
17 송수남 52
18 김규진 51
19 천경자 50
김응현 50
중광 50
허형 50
1,797
전체 미술시장 대비 비중 10.7%

50작품 이상 출품한 작가들의 경매 낙찰률 상위 지표는 현재 어떤 작가가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지 보여준다. 1위를 차지한 작가는 서양화가 전준엽이다. 총 52점이 출품돼 51점이 낙찰되며 낙찰률 98.1%를 기록했다. 이어 문형태 작가가 52점 중 47점으로 90.4%, 카우스가 126점 중 113점으로 89.7%를 기록하며 톱3에 올랐다. 이 외에도 신영복(87.7%), 이당 김은호(86.6%), 무라카미 타카시(86.1%), 남천 송수남(84.6%), 호산 안동오(83.6%), 황규백(83.5%), 유산 민경갑(83.1%)의 작품이 상위 10위에 올랐다.

[표] 2019년 낙찰률 top10 (50작품 이상 출품)
2019년 낙찰률 top10 (50작품 이상 출품)
 전체출품수낙찰수낙찰률
1 전준엽 52 51 98.1%
2 문형태 52 47 90.4%
3 카우스 126 113 89.7%
4 신영복 57 50 87.7%
5 김은호 67 58 86.6%
6 무라카미 타카시 151 130 86.1%
7 송수남 65 55 84.6%
8 안동오 67 56 83.6%
9 황규백 109 91 83.5%
10 민경갑 236 196 83.1%
11 이왈종 134 111 82.8%
12 박서보 58 47 81.0%
13 허형 66 53 80.3%
14 허건 162 130 80.2%
15 박노수 60 48 80.0%
16 이수동 59 47 79.7%
17 김용진 57 45 78.9%
18 이용우 55 43 78.2%
19 서희환 73 57 78.1%
20 하반영 54 42 77.8%
평균 낙찰률 83.5%
전체 미술시장 낙찰률 63.2%

이 중 문형태 작가의 낙찰률이 눈여겨볼 만 하다. 낙찰률 90.4%로 2위를 차지한 문형태는 50작품 이상 출품 작가들의 낙찰률 상위 10위에 유일하게 진입한 40대 젊은 작가다. 1976년생으로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문형태는 국내 젊은 작가들 중 현재 가장 빈번하게 거래되는 인기 작가 중 하나다. 2015년부터 국내 경매시장에서 거래가 늘기 시작했고, 지난 5년 간 캔버스에 유채 작품이 호당 20만원에서 최근에는 50만원 가까운 낙찰 기록을 보이고 있다.

최근 비엔날레 등과 같은 미술전에서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과 달리 경매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낙찰총액과 낙찰률 상위 지표에서 여성 작가는 거의 없거나 1~2명 정도로 확인된다. 국내 미술시장이 여성 작가들에게 여전히 보수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국내 경매시장의 낙찰총액 상위 20위 안에 진입한 여성 작가는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9위)와 한국 작가 천경자(12위)다. 온라인 낙찰총액 상위 20위에서는 한국화가 이숙자(18위)가 유일하다. 50작품 이상 출품한 작가들 중 낙찰률 상위 20위에는 여성 작가가 전무하다. 다만 온라인 낙찰률 순위에는 천경자(82%, 15위), 쿠사마 야요이(81.6%, 16위)가 상위권에 진입했다.

원화보다 인기 있는 ‘판화’ : 온라인 경매시장 활황의 영향

판화의 거래도 빈번해지고 있다. 신흥 컬렉터들의 미술시장 진입과 온라인 경매 활성화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된다. 원화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작가의 작품을 손쉽게 소장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화보다 더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작가들로는 국내의 경우 이우환, 이대원, 이왈종 등이고, 해외의 경우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타카시, 카우스, 요시토모 나라 등이다.

이우환의 경우 ‘조응’(Correspondence) 시리즈와 최근 ‘대화’(Dialogue) 시리즈의 판화 작품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조응’ 시리즈 판화(10호 크기)의 경우 400만원에서 700만원까지 거래가 되고 있고 있다. ‘대화’ 시리즈 판화의 경우 더 가격이 높다. 2020년 2월 일본 SBI 등 경매에서 ‘대화’ 시리즈 판화(90.5×70.4cm/30호 크기) 1점이 13,876유로(약 19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쿠사마 야요이, 요시토모 나라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판화 가격은 더욱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쿠사마 야요이 판화의 경우, 일본 쿠사마야요이 기념예술재단(쿠사마 재단)에서 2020년부터 판화에 대한 진위 감정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이전에 진품 확인을 받은 작품들의 가치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작품 전작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쿠사마 재단은 그동안 판화 작품에 대해 100달러의 비용을 받고 진위 감정을 진행해온 바 있다.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인 호박 시리즈와 꽃 시리즈(6호 크기)의 경우 2000만원대에서 최근 3000만원 중반대까지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요시토모 나라의 판화 및 드로잉 가격의 급격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나라 원화 가격의 급등세와도 맞물린다. 2019년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나라의 작품(Sleepless Night(Cat)/1999/캔버스에 아크릴/120 ×110cm) 1점이 해머 프라이스 약 330만유로(약 45억원)에 낙찰되며 글로벌 미술시장 최대 블루칩으로 등극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 열린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도 나라의 작품(Can't Wait 'til the Night Comes/2012/캔버스에 아크릴/193.2×183.2cm) 1점이 약 930만유로(약 125억원) 낙찰됐다.

  • Can't Wait 'til the Night Comes, 2012
    Acrylic/canvas
    193.2×183.2 cm
    <출처=크리스티>

작가의 비슷한 작품이 10년 전 50만 유로(약 7억원)에 거래되던 것에 비해 18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나라의 연필 드로잉 작품은 현재 국내에서도 1억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2019년 11월 홍콩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나라의 ‘무제’ 드로잉 작품(colored pencil on envelope/28.5☓37.5cm) 1점이 65만 홍콩달러(약 1억200만원)에 낙찰됐다. 나라 작품의 경우 작품 이미지, 에디션, 사이즈별로 가격이 상이하나, 봉투에 색연필 드로잉 작품 1호가 약 3000만원, 에디션 25개짜리 목판화(5호)가 2020년 4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약 2600만원에 낙찰되며, 원화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필자 소개

 
필자 소개 - 김 아 미

김 아 미 – K-ARTMARKET 편집위원

- 김아미는 헤럴드경제와 뉴스1의 미술 전문기자를 거쳐 현재 ㈜헤럴드의 미술품 경매와 아트 컨설팅 자회사 ㈜헤럴드아트데이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