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철 작가의 전시 《무물(無物)》은 예술의 시원을 찾아 고군분투해온 50여 년간의 시간의 궤적을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1974년 한국실험미술의 한 축을 이룬 기하학적 추상작품으로 선보인 이후, 50년 만에 다시 최상철 작가의 작품이 이곳 대구에서 선보인다는 의미에서 뜻깊다. 당시 가졌던 정신을 50여년간 이어오며 ‘무물’이라는 표제로 담아내는 최상철 작가님의 작업은 ”자연의 보이지 않는 질서를 만들어내는 그 규칙이 자신의 그림에서 드러나도록“ 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는 과정이다. 무물은 노자의 말이긴 하지만, 작가는 이것에도 기대지 않는다. 그저 없음으로 있고, 존재하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해 없다고 느끼는 어떤 혼돈의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일컫는 말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자연이란 그 자체로 충만하고 편안한, 가장 온전한 질서가 펼쳐지는 세계다. 작가가 여기에 이르기 위해서 선택한 것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현실을 묘사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다시 말해 ‘그럴 듯하게, 잘 그려내고 싶은 욕망’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자유의 상태로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상철 작가님은 이를 통해서 예술의 시원에 이르고자 한다. 작가는 예술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혼돈상태의 어떤 것을 처음 세상에 드러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재주나 기교로 가능한게 아니기에, 작가는 가능한한 스스로를 지우고 그 자체로 캔버스 위에서 이뤄질 수 있는 규칙과 질서만을 남겼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강렬한 힘과 숨막히는 압도감을 갖고 있다. 우리가 평상시에 주목하지 않은 소리없는 자연의 질서가 눈앞에 드러난 순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전시를 통해 최상철 작가가 마주한 영원한 찰나의 시간을 이번 전시 《무물》을 통해 경험해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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