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은 1937년 평안북도에서 태어나 한국 현대사의 주요 분기점인 남북 분단(1948), 한국전쟁(1950~1953), 1970~1980년대의 민주화 운동과 산업화 과정을 직접 경험하였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격변 속에서 전후 한국의 국가 정체성과 민족성, 시대별 흐름에 따른 예술 사조에 대한 탐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하였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시절부터 전시 활동을 시작한 김종학은 전위적인 추상미술과 판화를 중심으로 활동하였으며, 1969년 일본으로 건너가 2년간 설치미술 작업을 하였다. 이후 1977년 뉴욕으로 건너가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수행한 그는 구상회화로의 전환의지를 가졌다.

1979년 귀국 후, 그는 당시 동료 화가들이 정치·사회적 담론을 시각화하거나 단색화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김종학은 한국의 대자연과 풍경에 주목하며 설악산으로 이주, 고립된 자연 속에서 생태적 감수성과 개인적 사유가 결합된 새로운 회화세계를 모색하였다. 그의 작업은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자연의 원시성과 야생성, 조선 회화 및 민속 공예의 미학을 통합하여 독창적인 양식을 형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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